
최근 들어 수입 전기차의 국내 시장 인기가 국산 전기차 못지않게 올라가고 있다. 그간 전기차는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 모델 중심으로 국내 시장을 주도했는데, 이제 고가 수입 전기차도 인기를 끌면서 '보조금을 받아 저렴하게 사는 차'라는 전기차에 대한 기존 인식도 깨지는 분위기다.
19일 기후환경에너지부, 한국수입자동차협회,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 등의 자료를 종합하면 올해 1~10월 수입 순수 전기차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76.2% 증가한 7만3288대를 기록했다. 지난 13일 기준으로 국내 등록된 연 20만대의 전기차 중 약 45%가 수입 전기차다. 하이브리드 포함 내연기관차 시장에서 국산 차가 국내 시장을 이끌던 것과 비교하면 확연히 차이가 줄어든 양상이다.
테슬라의 인기로 미국 차 브랜드 판매량도 눈에 띄게 늘었다. 이 기간 미국 차 판매량은 누적 5만5502대로, 수입차 판매량 중 점유율 22.3%를 기록했다. 미국 차 판매량 중 약 86%가 테슬라다.
최근에는 한국 시장에 감독형 완전자율주행(FSD) 출시를 예고해 승부수를 띄웠다. 완전자율주행이지만, 운전자가 자리를 지키고 주행 상황을 지속해서 감시해야 한다는 점에서 '감독형 FSD'라는 이름이 붙었다.
온전한 자율주행 시스템은 아니지만 일부 지역에서만 공개됐던 기능이 한국에서도 출시가 되면서 소비자들 기대감이 올라오는 상황이다. 다만 국내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중국산 테슬라 모델에는 적용되지 않는다. 업계에선 이번 한미 무역 협상 팩트 시트에 따라 미국 원산지 차량에 대한 연간 5만대 상한제도가 폐지되면서 미국산 테슬라 판매량이 올라갈 것이란 기대감도 조심스럽게 나온다.

폭스바겐도 전동화에 성공했다는 평가다. 올해 폭스바겐코리아는 전기차 ID·4, ID·5 단 두 모델로 1~10월 전체 판매량 4048대 중 2287대를 판매했다. 비중으로 치면 56.5%로 절반 이상이다. ID·4의 경우 예상밖 인기에 초도 물량이 완판되면서 추가 입고를 기다리는 중이다. 이에 업계에선 유럽에서 출시된 전기차를 국내에 들여와 라인업을 늘려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아우디의 경우 부진을 털고 Q4-e트론이 올해 1~9월 2967대 팔리며 선전했다.

폴스타의 경우 폴스타4가 국내에서 인기다. 지난해 11월 출고한 폴스타4는 출고 시작 이후 1년 만에 2600대가 팔렸다. 폴스타코리아 관계자는 "폴스타4의 평균대기 기간 평균 3개월, 고급 옵션을 선택하면 5개월을 기다리기도 한다"며 "폴스타의 고급화 전략이 시장에서 성과로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인기에 힘입어 내년 1월에는 약 1000대 이상의 물량을 확보해 판매에 돌입한다. 여기에 폴스타4는 르노코리아의 부산 공장에서도 본격 생산될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얼리 어답터 중심으로 팔리던 전기차가 가격과 무관하게 수입차에서도 선전하고 있다"라며 "기존에 고가의 내연기관을 선택하던 사람들이, 전기차로 눈을 돌리고 있다는 것으로도 해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최수진 한경닷컴 기자 naiv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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