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9분 → 35분.’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A노선 개통 후 서울 강남구 수서역에서 경기 화성 동탄역까지 가는 데 걸리는 시간이 1시간 넘게 단축됐다. GTX-A노선 정차역이 아닌 곳에서 출발하는 경우에도 통행시간이 14~35%가량 줄었다. 우여곡절 끝에 탄생한 새 대중교통이 톡톡한 효과를 내고 있다.
노선을 따라 부동산 시장도 들썩이고 있다. GTX 정차역과 가까울수록 집값이 더 많이 오르는 경향을 보였다. 역에서 500m 떨어진 거리에 있는 아파트가 2㎞ 떨어진 단지보다 50%포인트 더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개통 이후 일대 거래량도 증가하는 추세다.

구성역(경기 용인 기흥구)에서 탑승한 뒤 동탄역에서 내리는 구간의 통행시간이 가장 많이 줄었다. 58.0분에서 19.3분으로 단축되며 66.8% 감소 효과가 나타났다. 일평균 통행량이 가장 많은 수서~동탄 구간도 대폭 줄어들었다. 퇴근길에 해당하는 ‘수서역 승차, 동탄역 하차’ 구간은 99.3분 걸리던 것이 35.2분으로 개선됐다. 1시간가량 ‘여가 시간’을 확보하는 효과다.
GTX-A노선 정차역이 아닌 곳으로 이동할 때도 단축 효과가 있었다. 동탄역에서 대치역으로 이동할 경우 74.0분 걸리던 것이 46.8분으로 줄었다. 잠실역(78.8 → 54.0분), 한티역(73.7 → 50.1분), 삼성역(73.6 → 56.5분) 등 회사 밀집 지역으로 이동하는 데 걸리는 시간이 7~23분가량 단축됐다. 정차역 주변 지역을 광범위하게 연계하는 ‘광역교통수단’으로써의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는 것을 입증한 셈이다.

GTX 정차역에 대한 접근성은 개선해야 한다는 평가다. 수서역은 이용객의 79.0%가 GTX-A노선 외 대중교통을 이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구성역, 성남역, 수서역을 도시철도를 통해 이용하는 경우 26~29분이 걸렸다. 버스 또는 지하철을 2회 이상 환승하는 빈도도 8%대로 적지 않았다. 국토연구원 관계자는 “GTX-A노선을 이용할 수 있는 지역과 그렇지 않은 지역의 상대적 격차가 증가해 형평성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가장 큰 영향을 받은 지역은 동탄역 일대다. 병점역 주변 단지와 비교해 집값 상승률이 29.2% 높았다. 구성역(비교군 신갈·기흥·상갈역)은 26.9%, 수서역(용산역) 11.9%, 성남역(수내·정자·미금·오리역) 3.8% 수준이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동탄역 반경 500m 내에 있는 ‘동탄역시범 더샵센트럴시티’ 전용면적 84㎡는 지난달 18일 14억4500만원(10층)에 거래됐다. 8년 전 10층 매물이 5억8000만원에 손바뀜한 것과 비교하면 9억원가량 오른 것이다. 같은 기간 반경 2㎞ 거리에 있는 ‘반도유보라 아이비파크3.0’ 전용 84㎡는 약 4억원(3억9500만 → 7억8000만원) 상승하는 데 그쳤다. 상승률도 따져봐도 50%P(149% vs 97%) 이상 차이가 난다.
GTX 개통 후 거래량도 꾸준히 늘고 있다. 동탄역은 청계·반송·영천·오산동 4개 행정동에 둘러싸여 있다. 지난달 이들 지역에서는 총 589건의 아파트 매매거래가 이뤄졌다. 1년 전 같은 기간에는 227건, 2년 전에는 119건에 불과했다. ‘10·15 주택시장 안정화 방안’ 발표 후 비규제 지역인 화성이 주목받고 있다는 점을 감안해도 거래량이 증가한 것은 분명하다. 지난 9월에는 354건의 거래가 체결됐다.
손주형 기자 handbr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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