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핵추진 잠수함 도입 계획에 대해 미국 의회가 양당 합의로 승인할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고 봅니다.”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집권 1기 때 핵심 역할을 한 마이클 폼페이오 전 미국 국무장관(사진)은 17일(현지시간) 버지니아주 매클레인에서 법무법인 대륙아주(D&A)가 주최한 간담회에 참석해 이같이 말했다. 폼페이오 전 장관이 이끄는 전략자문회사 CNQ그룹과 대륙아주의 파트너십 체결을 기념해 열린 이 행사에서 그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핵 역량을 지녔기 때문에 그에 대응해 한국이 충분한 방어력을 갖추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1기 때 국무부를 이끌었고 북한을 두 차례 방문해 김정은을 만난 폼페이오 전 장관은 “(김정은은) 한반도가 자신의 것이라고 믿는다”며 “불쾌한 인물”이자 “사악한” 사람이라고 묘사했다.
그는 당시 북핵 협상이 실패한 배경으로 중국을 꼽으면서 “우리가 당시 협상한 상대는 사실상 시진핑(중국 국가주석)이었다”고 했다. 김정은이 세 차례 트럼프 대통령과 만나기 전후로 각각 베이징에 보고했다는 것을 근거로 들었다. 또 핵무기 문제를 김정은이 단독으로 결정할 여지는 거의 없다고 했다.
폼페이오 전 장관은 “북한의 우크라이나 전쟁 파병도 시진핑의 지시 없이 갔다고 생각한다면 착각”이라고 주장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인력이 필요하다고 했을 때 시 주석이 중국 대신 북한군을 보내주겠다고 약속했을 것이라는 해석이다. 북한이 과거와 달리 중국과 거리를 두면서 러시아를 새로운 우군으로 끌어들였다는 북한 전문가들의 해석과는 다른 대목이다.
‘미·북 정상회담이 다시 진행될 수 있느냐’는 질문에는 “가능성이 낮다고 본다”고 답했다. “줄 수 있는 당근은 별로 없고, 채찍도 대부분 다 소진했다”는 이유에서다. 폼페이오 전 장관은 “다음번 회담이 열린다면 베이징에서 (중국 정부와) 힘든 작업이 이뤄져야 할 부분이 있다”며 “중국에 집중하고, 중국이 북한을 전략적 도구로 쓰는 것을 억제하겠다”고 했다.
그는 대법원에서 국제비상경제권한법(IEEPA)으로 상호관세를 부과하는 것에 위헌 판결이 나고, 중간선거에서 패배한다 하더라도 트럼프 정부의 정책에 큰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했다. 폼페이오 전 장관은 “역사적으로 보면 중간선거에서 패배한 대통령의 영향력이 줄어드는 게 사실이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상당히 활발할 것”이라며 “그가 사용한 수단 중 상당수는 의회 지지가 필요하지 않았다”고 부연했다.
또 관세가 한 번 도입되면 거의 사라지지 않는다면서 전임 조 바이든 정부에서도 트럼프 정부의 관세를 그대로 유지한 점을 예로 들었다. 그는 “기업 경영진은 이 관세를 영구적인 것으로 간주해야 한다”고 말했다.
폼페이오 전 장관은 그러나 트럼프 정부가 한국에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미국 방위산업 기반이 낙후된 상황에서 중국을 상대하는 데 필요한 선박과 잠수함, 항공우주 및 방산 기술 등을 확보하기 위해 한국 기업들이 진출할 수 있는 공간을 “꽤 크게 열어줄 것”이라며 “한국 기업들에 엄청난 기회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폼페이오 전 장관은 “미국은 한국에, 한국은 미국에 투자해 함께 강력한 경제를 만들어가야 한다”고 했다.
워싱턴=이상은 특파원 se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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