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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폐 위기' 밥콕앤드윌콕스…SMR 타고 20배 날았다

입력 2025-11-18 18:14   수정 2025-11-24 16:16

미국의 발전 설비업체 밥콕앤드윌콕스엔터프라이스(B&W)가 상장폐지 위기에서 기사회생하며 주목받고 있다.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건설 급증에 따른 발전 인프라 수요가 오랜 ‘수주 절벽’을 단숨에 해결해준 덕분이다. 지난 4월 최저 30센트까지 추락했던 주가도 이달 들어 7달러로 20배 넘게 치솟았다.

◇ 산업용 보일러 주력…한때 파산신청도
B&W는 1867년 설립된 장수 기업이다. 한동안 미국 증기 보일러 시장을 선도하다가 2000년 2월 법원에 파산보호를 신청(챕터11)했다. 보일러, 절연재, 배관 장비에 써온 석면 관련 소송이 20만 건 이상 쏟아진 영향이다. 2006년 가까스로 회생에 성공한 뒤 소형모듈원전(SMR) 사업에 뛰어들었으나 너무 이른 선택이었다. 수요를 찾지 못해 프로젝트를 포기하는 등 헛발질을 해야 했다. 결국 2015년 방산·원자력 사업부를 분사하고 수익성 낮은 민간에너지·플랜트·환경 설비 사업에 집중하기로 결정했다. 이 과정에서 한때 주당 100달러가 넘었던 주가는 꾸준히 곤두박질했다. 분기 실적 가이던스(전망치) 달성도 번번이 실패하며 신뢰가 추락했다.

B&W는 작년 말부터 빚을 갚기 위해 비핵심 사업부 매각에 나섰지만, 시장에선 싸늘 반응이 돌아왔다. 미래 성장성을 확보하지 못한 상황에서 생명 연장을 위해 자산 매각에 나섰다는 혹평이 쏟아졌다. 순손실을 내는 기간이 길어지며 ‘좀비 기업’ 취급을 받은 것이다.

기관투자가가 속속 이탈했고 주가는 2021~2022년 주당 6~7달러에서 더 떨어져 올해 초 1달러 미만 ‘동전주’ 신세로 전락했다. 상장 유지에도 비상등이 켜졌다. 뉴욕증시는 30거래일 평균 종가가 1달러를 초과해야 상장을 유지할 수 있다.
◇ AI 전력 수요가 ‘반전’ 이끌어
B&W를 기사회생으로 이끈 분위기 전환은 지난 2분기부터 나타났다. AI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며 주문이 밀려들기 시작한 것이다.

B&W는 올 상반기 840만달러의 영업이익을 냈다. 작년 상반기 350만달러 영업손실을 낸 것과 비교하면 극적인 반전이다. 상반기 말 수주 잔액은 4억1810만달러로 작년 동기 대비 49% 불어났다. 3분기엔 3510만달러 순이익을 내며 작년 대비 흑자로 전환했다. 케네스 영 B&W 최고경영자(CEO)는 “AI 데이터센터와 관련 산업 수요 덕에 각 사업 부문에서 수주가 늘고 있다”며 “올 하반기에도 이 같은 추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했다.

지난 4일엔 미국 정보기술(IT) 기업 어플라이드디지털과 AI 기반 스마트팩토리에 1기가와트(GW)급 천연가스 발전 시설을 구축하는 방안 협의에 나섰다. B&W는 이 프로젝트 규모가 15억달러 이상이 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실제 계약은 내년 1분기 이뤄질 전망이다. 한동안 성과 없이 껍데기만 남았던 SMR 사업도 빛을 보는 분위기다. 최근 빌 게이츠 등과 손잡고 AI 데이터센터용 SMR 개발에 뛰어들었다.
◇ 주가 급등했어도…월가 “아직 싸다”
최근 주가가 급등했지만 월가는 대체로 매수 의견을 유지하는 분위기다.

미국 투자은행(IB) 레이크스트리트는 이달 초 B&W 목표주가를 기존 5달러에서 9달러로 올렸다. 롭 브라운 레이크스트리트 연구원은 “어플라이드디지털과 AI 데이터센터 전력 인프라 계약을 따낸 건 B&W에 큰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탄탄하지 못한 기업 기초체력에 유의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지난 6월 30일 기준 이 기업의 총부채는 4억7130만달러에 달한다. 반면 현금과 현금성 자산 등은 1억9010만달러에 불과하다.

회사는 비핵심 자산을 매각하는 한편 투자 유치를 통해 현금 흐름을 개선하는 데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지난 7일 신주 발행 방식 장내 주식공모를 통해 6750만달러를 조달했다. 한 글로벌 기관투자가도 5000만달러 규모로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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