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모건스탠리가 델과 기업용 서버 및 클라우드 기업 휴렛팩커드 엔터프라이즈(HPE)를 포함한 주요 컴퓨터 하드웨어 기업들의 투자 의견을 일제히 하향 조정하면서 관련 종목이 급락했다.
모건스탠리는 17일(현지시간) 델을 ‘비중확대’에서 ‘비중축소’로 두 단계 강등하고, HPE는 ‘비중확대’에서 ‘중립’으로 낮췄다. 이 소식에 델과 HPE 주가는 각각 8%, 7% 하락 마감했다.
노트북·PC 제조기업인 HP Inc, 에이수스, 페가트론 역시 ‘중립’에서 ‘비중축소’로 조정됐으며, 기가바이트와 레노버는 ‘중립’에서 ‘비중확대’로 내려갔다. 해당 종목들은 장중 최대 6% 하락을 기록했다.
모건스탠리는 보고서에서 현재 빅테크의 데이터센터 투자가 가속되면서 데이터센터·AI 서버·PC 제조에 들어가는 전자장비 및 부품 등 하드웨어 가격이 사상 최고 수준으로 치솟는 ‘가격 슈퍼사이클’이 형성됐다고 분석했다. 여기에 D램 및 낸드플래시 가격 상승세가 맞물리며 주요 제조사의 매출총이익률이 압박을 받을 것으로 전망했다. AI 투자 급증으로 서버·하드웨어 가격이 오르고, 메모리 가격까지 급등하면서 PC·서버 제조사들의 원가가 크게 늘어나 수익성이 악화될 것”이라는 의미다.
특히 향후 두 분기 동안 메모리 공급 이행률이 40%대로 떨어질 수 있어 기업 실적 리스크가 확대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공급이행률이란 고객사가 주문한 물량을 제조사가 실제로 어느 정도 충족해 줄 수 있는지를 나타내는 지표다. 보고서는 “메모리가 제품 원가의 10~70%를 차지하는 만큼, 이는 글로벌 하드웨어 제조사의 2026년 실적 전망에 중대한 위험”이라고 평가했다.
모건스탠리는 2016~2018년 메모리 가격 급등기와 유사한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고 진단했다. 당시 낸드플래시와 D램 가격이 80~90% 뛰었지만 완제품 가격 인상만으로는 비용 상승을 상쇄하지 못해 OEM·ODM 업체들의 마진이 크게 축소됐다.
보고서는 델을 메모리 가격 급등에 가장 취약한 기업으로 지목했다. 델은 이전 메모리 사이클에서도 매출총이익률이 0.95~1.7%포인트 하락한 바 있다. 델은 엔비디아의 주요 고객으로, AI 칩 기반의 서버·컴퓨터를 제작해 코어위브 등 고객사에 공급하고 있다.
모건스탠리는 “마진 압박을 받는 기업은 성장률이 비슷한 경쟁사 대비 주가가 부진한 경향이 있다”며 델의 향후 실적과 밸류에이션에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애널리스트들은 D램 및 낸드플래시 가격 상승세가 향후 12~18개월간 PC 제조사의 마진을 지속적으로 눌러 앉힐 것으로 예상했다.
뉴욕=박신영 특파원 nyuso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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