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이 18일(현지시간) 차세대 인공지능(AI) 모델 ‘제미나이 3’를 공개했다. 제미나이 2.5 발표 8개월 만이며 오픈AI가 GPT-5를 출시한 지 석 달 만으로, AI 시장의 주도권 경쟁이 다시 뜨거워지고 있다.
순다르 피차이 알파벳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블로그 글에서 “제미나이 3은 복잡한 질문에도 최소한의 프롬프트로 원하는 답을 얻을 수 있도록 설계됐다”며 “이제 구글의 규모에서 제미나이를 제공한다”고 밝혔다.프롬프트란 AI에 주는 질문·지시·명령문을 뜻한다.
구글은 제미나이 3을 제미나이 앱과 AI 모드, AI 오버뷰, 기업용 서비스 등 주요 제품군 전반에 투입한다. 적용은 이날부터 일부 유료 구독자를 대상으로 시작되며, 몇주 내 일반 사용자로 확대된다.
구글에 따르면 제미나이 앱 월간 활성 이용자는 6억5000만 명, AI 오버뷰는 월간 20억 명에 이른다. AI 오버뷰는 구글이 검색 결과에 적용하고 있는 AI 기반 요약·정리 기능이다. 오픈AI는 지난 8월 챗GPT 주간 이용자가 7억 명에 달한다고 밝힌 바 있어 양측의 경쟁 구도가 더욱 뚜렷해지고 있다.
피차이 CEO는 제미나이 3가 맥락과 의도를 파악하는 능력이 강화됐다며 “보다 깊고 섬세한 요구까지 이해하도록 업그레이드됐다”고 설명했다.
구글의 인공지능 연구 조직인 딥마인드의 데미스 하사비스 CEO는 “제미나이 3은 진부한 칭찬이나 형식적인 답변이 아니라, 사용자가 실제로 필요로 하는 정보를 제시하는 방향으로 설계됐다”고 말했다. 최근 AI 챗봇이 지나치게 아첨성 반응을 보인다는 업계 비판을 의식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딥마인드는 2010년 영국에서 설립된 인공지능 연구소로 2014년 구글이 인수했다. 바둑 AI ‘알파고’를 개발하며 세계적 주목을 받았고, 현재는 구글 내 대규모 AI 모델 연구와 기초 연구를 담당하는 핵심 조직이다.
구글은 이날 제미나이 3과 함께 새로운 개발 플랫폼 ‘구글 안티그래비티’도 발표했다. 개발자가 작업 단위에서 코드를 자동 생성할 수 있도록 해주는 도구로, 최근 확산 중인 ‘프롬프트 기반 코딩(일명 바이브 코딩)’ 시장을 겨냥한 서비스다.
조시 우드워드 구글 랩스 부사장은 제미나이 3가 “구글이 개발한 모델 가운데 가장 뛰어난 코드 생성 능력을 갖췄다”고 강조했다.
구글은 제미나이 3가 단순 텍스트 기반의 답변을 넘어 이미지와 표, 그리드 등을 활용하는 생성형 인터페이스를 제공한다고 밝혔다. 예컨대 ‘반 고흐 갤러리를 작품 배경과 함께 설명해달라’는 요구에 디지털 매거진 형태의 시각적 콘텐츠를 생성하는 방식이다.
AI 모드에서도 제미나이 3은 인터랙티브 대출 계산기 제작, 복잡한 물리 문제 시뮬레이션 구성 등 다양한 형태의 시각적 응용을 지원한다.
기업 고객은 제미나이 3을 활용해 직원 교육자료 자동 생성, 영상 분석 정밀도 향상, 공장 이미지 분석, 조달 업무 자동화 등 다양한 업무 개선이 가능하다. 개발자는 제미나이 API를, 기업은 구글 클라우드의 버텍스 AI를 통해 제미나이 3을 연동할 수 있다.
구글과 메타,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등 주요 빅테크 기업은 최근 AI 인프라 투자를 크게 확대하고 있다. 4개 사의 올해 총 자본지출 규모는 3800억 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오픈AI는 지난주 GPT-5 모델의 성능 업데이트를 연달아 발표했다.
뉴욕=박신영 특파원 nyuso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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