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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래 다큐 찍더니…마라도나 사망 사건 담당 판사, 결국 '탄핵'

입력 2025-11-19 07:46   수정 2025-11-19 07:47



세계적인 축구 선수였던 디에고 마라도나(1960∼2020)의 석연찮은 사망을 둘러싼 의료진 과실치사 등 혐의 재판을 진행하면서 몰래 다큐멘터리 촬영에 가담했던 법관이 해임(탄핵)됐다.

아르헨티나 현지 일간 클라린과 라나시온은 18일(현지시간) 특정 범죄를 저지른 아르헨티나 판사·검사 탄핵 여부를 심리하는 권한을 가진 배심원단(Secretaria Enjuiciamiento)과 의장 부에노스아이레스주 대법원장은 부에노스아이레스 산이시드로 형사법원 소속이었던 훌리에타 마킨타시 판사를 해임하기로 11명 만장일치로 결정했다고 보도했다.

마킨타시 전 판사는 마라도나 사망 사건 재판 전반을 소재로 삼은 '신성한 정의'(Justicia divina)라는 제목의 다큐멘터리 영상물 제작에 참여한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된 인물이다. 마킨타시 전 판사의 참여는 지난 6월 콘텐츠 일부를 예고편처럼 편집한 1분여 분량의 티저 영상이 공개되면서 뒤늦게 알려졌다.

영상 속 마킨타시 판사는 법원 내부로 보이는 건물을 배우처럼 이동하면서 사무실 책상 너머로 카메라를 응시했다. 마치 배우처럼 그를 클로즈업하며 극적 연출을 한 장면도 있었다. 중간중간 마라도나 사망 사건과 관련한 콘텐츠도 빠르게 편집돼 지나갔다.

여기에 촬영팀은 "마킨타시 판사로부터 허락받았다"면서 검찰이나 피해자 측 동의 없이 공판 방청석에서 심리 상황을 녹음하기도 했다.

마라도나는 2020년 11월 뇌수술을 받고 자택에서 회복하던 중 심부전과 급성 폐부종으로 60세라는 이른 나이에 세상을 떠났다. 아르헨티나 검찰은 당시 마라도나를 집에서 치료하던 의료진들이 제대로 된 조처를 하지 못했다고 판단하고 관련자 중 7명을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 혐의로 기소해 지난 3월 재판이 시작됐다.

담당 판사가 다큐멘터리 제작에 깊게 관여하고 주인공처럼 등장한다는 점에서 검찰과 피고인, 마라도나 유족 등은 일제히 마킨타시 판사의 품위 유지 위반과 공정성 훼손을 지적하며 강하게 성토했다. 이후 법관 탄핵 여론까지 형성됐다.

논란이 커지자 부에노스아이레스 사법부는 2개월 넘게 진행됐던 관련 공판 심리를 모두 무효로 하고 마킨타시 전 판사를 직무에서 배제 조처했다.

"공정해야 할 재판을 개인적 이해관계로 오염시켰다"는 취지의 이날 배심원단 결정에 따라 마킨타시 전 판사는 향후 사법부 내에서 어떠한 직위·직책도 얻지 못하게 됐으며, 마킨타시의 공무상 비밀 누설과 직권남용 등 혐의에 대한 검찰의 형사사법 절차도 개시할 수 있게 됐다고 라나시온은 전했다.

한편 새롭게 구성된 재판부에 배정된 이 사건 공판은 내년 3월 17일부터 다시 시작된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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