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명 대통령이 아랍에미리트(UAE)를 국빈 방문한 가운데 18일(현지시간) 아부다비 대통령궁에서 열린 공식 환영식에서 UAE 전통 의식인 '알 아얄라(Al-Ayyala)'가 소개되며 관심을 모았다.
이날 오전 이 대통령이 탄 흰색 벤츠가 대통령궁으로 향하는 길가에는 한국과 UAE 국기가 게양됐고, 21발의 예포 발사, 낙타와 말 도열, 공군 비행 시범단의 에어쇼, 어린이 환영단 등 최고 수준의 의전이 펼쳐졌다.
UAE 전통음악이 울려 퍼지는 가운데 의장대는 칼을 흔들며 대통령을 맞이했고, 흰색 전통복장을 입은 UAE 여성들은 히잡을 착용하지 않은 채 긴 머리카락을 좌우로 흔들며 환영 인사를 건넸다.
이는 UAE와 오만 지역의 전통 의례인 '알 아얄라'로, 유네스코 무형문화유산에 등재된 의식이다. 유네스코에 따르면 알 아얄라는 여성들이 음악에 맞춰 머리카락을 흔드는 동작과 남성들이 대나무 막대를 위아래로 움직이는 행위 등이 함께 이뤄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UAE는 중동 국가들 가운데서도 여성에게 히잡 착용을 강제하지 않는 국가다.

UAE는 지난 5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맞을 때도 동일한 알 아얄라 의식을 선보인 바 있으며, 이번 이 대통령의 첫 국빈 방문에서도 같은 최고 예우를 적용했다.
전날 이 대통령과 김혜경 여사가 아부다비 공항에 도착했을 때도 칼둔 칼리파 알 무바락 아부다비 행정청장, 마이사 빈트 살렘 알-샴시 국무장관, 사이드 무바락 라시드 알 하제리 국무장관, 압둘라 사이프 알 누아이니 주한 UAE 대사 등 고위 인사들이 직접 영접해 극진한 환대를 표했다.
18일 오찬에서는 UAE 음악대가 김혜경 여사를 위해 '울고 넘는 박달재'와 '제3 한강교'를 연주하기도 했다.
김남준 대통령실 대변인은 "영부인(김혜경 여사)의 고향인 충북에 있는 박달재를 소재로 한 노래여서 (UAE가) 선정을 했다고 한다"며 "'제3한강교' 같은 경우는 다리가 한국과 UAE 사이를 잇는 중요한 아이콘적 의미를 담고 있어 선택한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앞서 모하메드 빈 자이드 알 나흐얀 대통령도 모두발언에서 "아버지이신 고 자이드 대통령께서 아부다비와 육지를 잇는 무사파 교량 건설 당시 한국 회사를 선택했다"며 "그 교량이 아부다비와 육지를 이었듯 지금은 양국 간에 많은 교량이 생겨났다"고 언급하며 두 나라의 인연을 강조했다.
정상회담에서는 산업·기술·방산 등 다방면의 협력 확대가 논의됐고, 회담 후 채택된 공동선언문에는 다양한 분야별 협력 방안이 담겼다.
양국은 글로벌 원전 시장 공동 진출을 모색하고, 인공지능(AI) 분야에서는 AI 데이터센터를 공동 설립·운영하기로 합의했다.
국방·방산 부문에서는 공동 개발과 현지 생산 등 협력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리기로 했다.
이번 국빈 방문은 이 대통령 취임 이후 첫 중동 방문이자, 중동 국가 가운데 유일하게 특별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맺고 있는 UAE와의 협력을 전방위로 강화하는 계기가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유지희 한경닷컴 기자 keeph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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