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민규 켄코아에어로스페이스 대표(사진)는 “국내 업체들과 컨소시엄 형태로 브라질 엠브라에르와 업무협약(MOU)을 맺었다”며 “구체적인 사업을 논의 중”이라고 19일 밝혔다. 켄코아는 전체 매출의 70%를 해외에서 거두고 있다. 록히드마틴과 스페이스X의 1차 벤더, 노스롭그루먼의 2차 벤더로 등록돼 있다. 록히드마틴과 보잉의 우수 협력업체이기도 하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의 달 개척 프로젝트인 아르테미스 프로젝트에도 1차 벤더로 참여한다. 민항기인 보잉 B-777, 글로벌호크, F-15·16·22·35 등 미군의 주력 전투기들이 켄코아 공장에서 부품을 공급받거나 정비를 받고 있다.
미국 방산 대기업과 협력 관계를 맺은 건 수직계열화를 통해 납기와 품질 경쟁력을 갖춘 덕분이다. 켄코아는 시작부터 항공용 원자재 납품회사로 출발했다.
이 대표는 켄코아를 설립하기 전인 2000년 무역회사를 운영하다가 항공용 합금 소재 유통사인 캘리포니아메탈을 인수했다. 항공용 특수강과 티타늄·니켈·알루미늄 합금 등을 직접 조달하는 회사다. 한국항공우주산업(KAI)과 한화시스템, 대한항공 등이 캘리포니아메탈의 고객사다. 이 업체를 인수하며 국내 항공·방산회사에 원자재를 납품하다가 2013년 경남 사천에 켄코아를 창업했다.
최근엔 미국 조지아주 공장 인근에 있는 열처리 회사를 인수했다. 다른 국내 업체와 달리 전시장 부스만 한 대형 구조물을 조립·통합할 수 있는 제조 역량을 갖췄다는 것도 켄코아의 경쟁력이다.
이 대표는 부품 제조·조립 중심인 사업 구조를 MRO로 재편할 계획이다. 현재 MRO 매출 비중은 10~20% 수준이다. 이 대표는 부품 제조사업 이상으로 MRO 매출을 끌어올린다는 목표다. 그는 “해외 기업들이 한국에 F-16이나 F-35 등을 판매해도 정비를 맡길 전문 파트너가 부족하다”며 “해외 방산기업들이 국내에서 사업을 하면 절충교역 의무가 생기는데 중소기업과 협력하면 세 배의 크레디트를 받는 만큼 이번 기회를 잘 활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2023년 공군이 도입하는 대형 군용 수송기 사업에 록히드마틴의 C-130J를 제치고 브라질 엠브라에르의 C-390 모델이 이례적으로 선정됐다. 당시 엠브라에르는 절충교역 면에서 국내 기업 협력 컨소시엄을 이뤄 높은 평가를 받았다. 이 업체 중 하나가 켄코아로 추정된다.
켄코아는 지난해 IMM인베스트먼트로부터 1300억원을 투자받았다. 코로나19 팬데믹 때 공장 가동률이 낮아지면서 적자 전환했지만 1년간 밀려드는 주문량을 고려해 공장을 증설 중이다. 이 대표는 “증설은 마지막 단계”라며 “1~2년 안에 매출을 두 배 증가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박진우 기자 jw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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