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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림트 그림 3465억 낙찰…미술시장 새 역사

입력 2025-11-19 17:15   수정 2025-11-20 00:17


‘황금의 화가’ 구스타프 클림트(1862~1918)의 회화가 ‘별들의 경매’로 불리는 미국 뉴욕 경매에서 약 3465억원에 낙찰됐다. 역대 근현대 미술품 경매 최고가 신기록을 썼다. 미술시장 장기 불황 속에서도 예술적·역사적 희소성을 갖춘 초고가 블루칩 작품은 여전히 견고한 수요를 보여주며 자본을 끌어당기는 모습이다.
◇구스타프 클림트 절정기 작품
미술품 경매사 소더비에 따르면 18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열린 이브닝 경매에서 클림트의 ‘엘리자베스 레더러의 초상’이 2억3640만달러(약 3464억원)에 낙찰됐다. 당초 제시된 시작가(1억5000만달러)를 크게 웃돌았다.

패트릭 드라히 소더비 회장 등 200여 명이 지켜본 가운데 열린 이날 경매에선 20분가량 치열한 경쟁이 벌어졌다. 아트넷뉴스에 따르면 여섯 명의 응찰자가 200만~500만달러 단위로 가격을 올리며 경합을 벌였고, 소더비에서 인상파·근대미술 부문을 책임지는 줄리언 도스를 통해 대리 응찰한 고객이 2억500만달러를 써내며 승리했다. 낙찰자의 신원은 공개되지 않았다.

1914~1916년 그린 것으로 추정되는 이 작품은 ‘빈 분리파’의 창시자인 클림트가 예술적으로 절정에 달했을 시기에 탄생한 걸작이다. 클림트의 주요 후원자인 레더러 부부의 딸 엘리자베스를 그린 가로 122㎝, 세로 183㎝에 이르는 대형 초상화로, 중국풍 용이 그려진 독특한 드레스가 눈길을 끈다. 소더비는 “클림트 예술 세계의 정점에 서 있는 작품”이라고 설명했다.

이 작품은 컬렉터인 레너드 로더가 지난 6월 타계하면서 시장에 나왔다. 로더는 세계적인 화장품 기업 에스티로더 창업주 부부의 아들로, 경기가 불황일수록 립스틱 판매량이 늘어난다는 ‘립스틱 지수’를 고안한 기업가다. 로더는 2013년 파블로 피카소를 비롯한 입체파 작품 78점을 미국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에 기증하는 등 문화예술계에서도 컬렉터로 높은 입지를 구축했다.
◇글로벌 미술 시장 회복되나
로더는 ‘엘리자베스 레더러의 초상’을 1985년부터 소유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제2차 세계대전 중 나치에 강탈된 그림을 반환받은 엘리자베스의 동생 에리히 레더러가 1983년 매각하는 과정에서 로더의 손에 들어왔다. 로더는 여러 작품을 기증하면서도 이 작품만큼은 뉴욕에 있는 자택에 걸어두고 가끔씩 주요 전시에만 대여하며 개인 컬렉션으로 소장했다.

이번 경매로 ‘엘리자베스 레더러의 초상’은 근현대 미술품 중에서는 최고가, 미술품 전체로는 두 번째로 비싸게 팔린 작품에 이름을 올리게 됐다. 전체 1위는 레오나르드 다빈치의 ‘살바토르 문디’로 2017년 크리스티 경매에서 수수료 포함 4억5030만달러에 낙찰됐는데, 훗날 사우디아라비아의 한 왕자를 대리인으로 내세운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가 구매자로 밝혀졌다.

오랜 경기 불황으로 미술시장 숨 고르기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최근 초고가 작품들은 기대 이상의 성과를 올리고 있다. 크리스티 이브닝 경매에서 한국 현대미술을 대표하는 화가 김환기의 ‘19-Ⅵ-71 #206’이 840만달러(약 123억원)에 거래되며 한국 미술품 경매 사상 두 번째 높은 기록을 쓰는 등 클로드 모네, 마르크 샤갈 등 근현대 미술 거장들의 작품은 꾸준히 거래되는 흐름이다.

다만 초고가 작품의 거래 활성화를 글로벌 미술시장 회복으로 확대 해석해선 안 된다는 시각도 있다. 미술계 관계자는 “늘 불황에는 블루칩 작품의 거래 성과가 좋다”며 “초고가 작품과 일반 작품의 격차가 커지는 것은 아직 시장이 좋지 않다는 징후”라고 말했다.

유승목/성수영 기자 mo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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