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는 다음달 법안심사소위원회를 열고 특허법 등 K디스커버리 관련 13개 법안의 심사에 들어간다. 민주당 9건, 국민의힘 4건으로 여야가 모두 법안을 내놓은 상태다. 산자위 소속 여당 의원은 “국민의힘도 법안을 냈고 담당 부처인 지식재산처도 긍정적인 만큼 연내 통과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K디스커버리는 소송 전 당사자들이 증거를 서로 공개하는 해외 디스커버리 제도를 국내 실정에 맞게 변형한 것이다. 당사자 간 증거 불균형을 해소하는 게 제도의 취지다. 전문가 사실조사, 자료 보전 명령 등 독일식 제도와 법정 외 상호 신문 등 미국식 제도를 융합한 것이 K디스커버리 법안의 특징이다. 소송 비용 부담을 줄이면서 대기업과 중소기업 사이에서 발생하는 정보 불균형을 최소화하는 데 초점을 뒀다.
경제계는 법안 취지에 공감하면서도 소송 남발 등에 우려를 나타냈다. 안기현 한국반도체산업협회 전무는 “한국이 후발주자인 소재·부품·장비와 바이오 분야에서 해외 대기업이나 ‘특허괴물’과 분쟁이 붙으면 국내 산업계 피해가 클 것”이라며 “마구잡이 소송전에 대한 방비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사실조사에 투입되는 전문가를 3명 이상으로 설정하고, 자료 보전 명령의 신속성을 보장하는 등 세부 설계가 중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박희경 재단법인 경청 변호사는 “법원의 적극성을 유도할 운영 가이드라인도 필수”라고 말했다.
정치권 일각에선 민주당이 내년도 K디스커버리 전면 확대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현재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엔 박범계·정준호 민주당 의원이 발의한 K디스커버리 관련 민사소송법 개정안이 계류돼 있다. 민사소송 절차 자체가 바뀌면 기술 침해 소송뿐만 아니라 주주 대표 소송, 의료 소송 등으로 제도의 활용처가 넓어질 수 있다. 여당 관계자는 “당이 배임죄 폐지 이후 민사 책임 강화 방안으로 K디스커버리를 꼽은 만큼 앞으로 처리될 법안이 민사소송 지형을 바꿀 단초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시은 기자 s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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