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설문에 응답한 100명의 전문가 중 72%는 한은이 이번 통화정책방향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연 2.50%에서 동결해야 한다고 응답했다. 김종민 메리츠증권 대표는 “선제적으로 금리를 인하하면 외환시장이 불안해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김영익 한국금융연수원 겸임교수는 “환율이 올라 물가가 상승하는 경로를 막아야 한다”고 지적했다.금리를 내려야 한다는 의견은 12%였다. 대부분 기업 관계자가 금리 인하 필요성을 강조했다. 환율이 높은 수준이지만 소비와 투자 회복에 무게를 둬야 한다는 것이다. 장병기 BHI 회장은 “기준금리 인하를 통해 기업이 투자할 수 있는 선순환 구조를 구축해야 한다”고 말했다. 홍종수 롯데건설 재경부문장은 “금리를 인하해 내수 경기를 진작해야 한다”고 했다. 안동현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실물 경제를 보면 금리 인하가 필요한 상황이지만 환율과 시장 변동성에 대비해 보수적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며 “현재는 동결하는 것이 맞다”고 말했다.
반대로 금리를 높여야 하는 상황이라는 의견(6%)도 있었다. 한 대기업 관계자는 “환율 수준만 보면 금리를 인상해야 할 상황”이라면서도 “현실적으로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민준선 삼일회계법인 딜부문 대표도 “한국 금리가 미국 금리보다는 높아야 한다”면서도 “내수 시장을 감안할 때 금리 인상이 어려운 만큼 현상 유지가 대안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금리 결정 시 환율을 변수로 고려할 필요가 없다는 응답(6%)도 있었다. 석준하 신한자산운용 차장은 “현재 환율 변동성은 국내 기준금리와는 크게 관련이 없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답했다.
한은이 기준금리를 결정할 때 가장 고려해야 할 변수로는 내수 경기와 고용(32%)을 꼽은 사람이 가장 많았다. 부동산 가격과 가계대출 증가세 등 금융 안정을 염두에 둬야 한다는 의견이 30%로 뒤를 이었다. 환율과 직접적으로 연결되는 외환시장 안정을 꼽은 사람은 14%에 그쳤다. 미국의 통화정책과 물가상승률을 고려해야 한다는 의견도 9%씩 나왔다.
외환 전문가들은 한국 경제의 기초체력(펀더멘털)을 반영한 적정 기준금리 수준을 평균 연 2.32%로 제시했다. 현재 금리인 연 2.50%보다 약간 낮은 수준이다. 응답자의 37%가 연 2.50% 수준에서 금리 조정을 멈춰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 연 2.0%가 적정 금리라는 의견은 27%, 연 2.25%는 21%로 뒤를 이었다. 응답자의 5%는 연 3% 이상을, 4%는 연 2.75%를 적정 금리 수준으로 선택했다.
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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