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중앙은행(Fed)이 10월 기준금리를 인하하는 과정에서 위원들 간 의견이 크게 엇갈렸던 것으로 나타났다. 19일(현지시간) 공개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은 노동시장 둔화와 고착화한 인플레이션 가운데 무엇이 더 큰 경기 리스크인지에 대한 해석 차이가 컸으며, 향후 정책 경로 역시 분명치 않다는 점을 보여줬다.
10월 회의에서 FOMC는 연방기금금리를 0.25%포인트 내린 연3.75~4%로 결정했다. 그러나 의사록은 12월 추가 인하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이 우세했음을 시사한다. 의사록은 “다수(many)의 참가자가 올해 남은 기간 금리를 동결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본 반면, “일부(several)” 만이 12월 인하 가능성을 열어둔 것으로 기록했다.
이 같은 분위기는 제롬 파월 의장이 회의 후 기자회견에서 “12월 금리 인하가 기정사실은 아니다”라고 언급한 내용과 일치한다. 페드워치에 따르면 한 때 시장에서 12월 인하 가능성을 거의 확실시하던 분위기는 이날 현재 29.6%로 낮아진 상태다.
의사록은 위원들이 △둔화 조짐을 보이는 노동시장과 △2% 목표에 “지속적으로 복귀할 조짐이 거의 없는 인플레이션 사이에서 평가가 갈렸다고 전했다.
정책 기조가 경제에 얼마나 ‘제약적’인지에 대한 판단에서도 의견이 갈라졌다. 일부 위원은 “이번 인하에도 긴축 강도가 여전히 성장에 부담을 준다”고 본 반면, 다른 일부는 “경제활동의 견조함이 정책이 충분히 제약적이지 않다는 신호”라고 평가했다.
위원들의 성향도 뚜렷하게 갈렸다. 비둘기파로 분류되는 스티븐 미란·크리스토퍼 월러·미셸 보우먼 이사 등은 노동시장 약화를 우려하며 인하 필요성을 강조했다. 반면 제프리 슈미드(캔자스시티)·수전 콜린스(보스턴)·알베르토 무살렘(세인트루이스) 연은 총재 등은 추가 인하가 물가 목표 달성을 훼손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파월 의장과 필립 제퍼슨 부의장, 존 윌리엄스 뉴욕연은 총재는 신중한 접근을 택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의사록은 정부 셧다운으로 44일간 주요 경제지표 발표가 중단된 점이 정책 결정의 불확실성을 키웠다고 밝혔다. 파월 의장은 이를 “안개 속 운전”에 비유했지만, 월러 이사는 최근 “정책 판단에 필요한 정보는 충분하다”며 다른 해석을 내놓기도 했다.
이날 의사록은 Fed가 12월부터 국채·MBS 보유 자산 축소(QT)를 중단하기로 합의한 내용도 확인했다. 연준의 대차대조표는 지난 긴축 과정에서 2조5000억 달러 이상 줄었지만, 여전히 6조6000억 달러 수준이다. QT 중단에는 위원들 사이에서 폭넓은 지지가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뉴욕=박신영 특파원 nyuso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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