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11월 20일 09:33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데이터 기반 ‘운영 알파’가 고금리·지정학·기술 혁신 시대 사모펀드(PEF) 산업의 새로운 경쟁력으로 떠오르고 있다. 운영 알파란 운용사가 포트폴리오 기업을 직접 개선해서 만드는 초과성과를 말한다.
삼정KPMG는 20일 ‘사모펀드의 가치 창출 전략의 재편’ 보고서를 통해, 글로벌 PEF 산업이 과거 재무적 레버리지와 멀티플 확대에 기반한 가치 창출 방식을 넘어 체계적인 운영 개선을 중심으로 수익을 창출하는 방향으로 빠르게 전환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보고서는 글로벌 PEF 리더 500인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와 피치북·MSCI·S&P글로벌 등 주요 기관의 최신 데이터를 심층 분석하고 전 세계 고객사 프로젝트에서 도출된 인사이트를 검증해 완성됐다.
보고서에 따르면 제로금리 시대가 끝나고 금리 상승과 인플레이션이 고착화되고, 미·중 갈등을 포함한 지정학 리스크가 커지고 있다. 이 가운데 AI·자동화 등 기술 변화는 기업가치 평가의 불확실성을 크게 확대시키는 추세다. 이런 이유에서 단순한 비용 절감이나 기능별 최적화만으로는 PEF가 목표 수익률을 달성하기 어려워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특히 금리 인상으로 인한 차입 비용 확대와 인플레이션에 따른 수익성 압박은 산업 전반의 구조적 변화를 초래하고 있으며, 글로벌 분쟁과 공급망 재편은 포트폴리오 기업의 운영 리스크를 키우고 있다. 여기에 기술 투자 확대에 따른 설비투자(CAPEX) 부담까지 더해지면서 PEF 운용사들은 보다 장기적이고 데이터 중심의 운영 전략을 요구받고 있다.
이 같은 흐름은 투자 회수 지연과 평균 보유기간의 장기화(6년 이상), 컨티뉴에이션 펀드 활용 증가 등 시장 구조의 변화를 이끌고 있다. 실제로 2025년 기준 출자금 대비 분배금 비율(DPI)은 2013년 대비 52% 감소한 반면, 미실현 자산 규모는 3조6000억달러(약 5280조원)로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기업공개(IPO) 시장 위축과 가치평가 격차 심화로 출구 전략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PEF 운용사들이 5~6년 이상의 중장기 관점에서 마진 개선과 수익 창출을 도모할 새로운 전략을 모색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이러한 환경에서 데이터 기반의 운영 알파를 내재화한 펀드는 종목 선정 중심 접근보다 더 높은 성과를 낼 가능성이 크며, 차세대 출자자(LP) 자본 유치에서도 유리한 위치를 선점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설문에서도 글로벌 PEF 리더들은 전통적 가치 창출 방식을 넘어서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응답자의 25%는 성장과 효율성을 동시에 고려한 상각 전 영업이익(EBITDA) 중심 전략을 최우선 과제로 꼽았다.

보고서는 운영 알파 확보를 위한 핵심 역량으로 다섯 가지 요소를 제시했다.
빅데이터와 AI 기반의 예측 분석을 통해 불확실성이 높은 시장에서도 정교한 의사결정을 가능하게 하고, 동태적 분석을 활용해 다양한 리스크 시나리오를 대비할 수 있는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또, 대안 데이터를 포함한 외부 정보 분석 능력을 확보해 위험요인과 기회를 선제적으로 식별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아울러 확률 기반 모델링과 AI 분석을 통해 포트폴리오 기업을 선제적으로 지원함으로써 운영 민첩성을 강화할 필요가 있으며, 포트폴리오 전반의 데이터 자산을 구축해 모범 사례를 확산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제언했다. 마지막으로, 투자와 운영 기능 간 협업 구조를 강화하고 포트폴리오 관리 파트너의 역할을 확대해 운영 모델을 전면 재정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삼정KPMG 김진원 부대표는 “고금리·지정학 리스크·기술 혁신이 동시에 작용하는 환경에서 데이터 기반의 운영 알파 전략은 더 이상 선택이 아닌 필수”라고 강조했다.
최다은 기자 max@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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