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엔비디아의 젠슨 황 최고경영자(CEO)가 실적을 바탕으로 인공지능(AI) 거품론에 선을 그었다. 황 CEO는 AI 산업이 선순환 구조에 진입해 단순 생성형을 넘어 추론부터 의사 결정까지 지원하는 에이전트 시대가 도래했다고 강조했다. 에이전트 AI의 도래로 인해 컴퓨팅 수요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해 엔비디아가 막대한 AI 인프라 투자의 지속 가능성을 보장한다고 역설했다.
황 CEO는 19일(현지시간) 뉴욕증시 정규장 마감 이후 실적보고서를 통해 "연산 수요가 훈련과 추론 전반에 걸쳐 가속화되며 복합적으로 증가하고 각각 기하급수적으로 성장하고 있다"며 "AI의 선순환 구조에 진입했다"고 언급했다.
황 CEO는 "AI 생태계가 급속히 확장 중으로 더 많은 신규 기초 모델 개발사, 더 많은 AI 스타트업이 더 다양한 산업과 국가에서 등장하고 있다"며 "AI는 모든 곳에 침투해 모든 일을 동시에 수행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실적 보고서와 함께 진행된 콘퍼런스콜을 통해서도 AI 인프라 투자에 대한 시장의 우려를 불식했다. 황 CEO는 다음 성장 동력으로 에이전트 AI를 꼽았다. 에이전트 AI는 사용자 명령에 따라 스스로 목표를 설정하고, 계획을 수립해 필요한 도구로 작업을 자율적으로 실행하고 수정하는 기술이다. 질문에 답하고 이미지와 동영상을 만드는 단순 챗봇이나 비서와 같은 생성형 AI 수준을 능가해 사람처럼 목표 달성을 위해 능동적으로 행동한다.
젠슨 황 CEO는 이처럼 복잡하고 자율적인 기능을 수행하는 에이전트 AI의 등장이 방대한 컴퓨팅 파워를 요구해 엔비디아의 그래픽처리장치(GPU) 수요를 폭발적으로 증가시킬 핵심 동력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황 CEO는 AI 인프라 투자 지속 가능성에 대한 투자자들의 의구심도 정면 돌파했다. 그는 AI 인프라 구축에 필요한 수천억달러, 나아가 5000억 달러에 달하는 대규모 투자가 외부 파이낸싱 없이 주요 고객인 하이퍼스케일러들의 자체 현금 흐름을 통해 "완전히 충당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GPU 투자가 단순한 컴퓨팅 비용 절감을 넘어 수익 증대에 직접적으로 기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 세계 하이퍼스케일러의 핵심인 추천 시스템이 이제 생성형 AI 기반으로 전환돼 GPU가 수익 창출의 필수 도구가 되었다는 것.
그러면서 황 CEO는 엔비디아가 경쟁 우위를 유지하는 근본적인 이유로 에너지 효율성을 꼽았다. 데이터센터의 전력 공급이 한정적 상황에서 와트당 성능, 즉 반도체 설계(아키텍처)의 효율성이 곧바로 수익과 직결된다고 그는 설명했다. 엔비디아는 호퍼, 블랙웰, 차세대 루벤으로 이어지는 모든 세대에서 공동설계 방식을 통해 압도적 에너지 효율성을 제공하고 있다고 그는 강조했다.
엔비디아는 3분기 매출 570억 달러를 기록하며 월가 예상치(약 549억달러)를 크게 상회했다. 특히 핵심인 데이터센터 부문은 512억달러의 매출을 달성하며 전년 동기 대비 66% 성장하는 기록을 세웠다.
박수빈 한경닷컴 기자 waterbe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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