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최근 40대 직장인 A씨는 해외 가족여행을 계획하던 중 부모가 긴 비행 시간을 좀 더 편하게 보낼 수 있도록 추가금을 내고 비상구열 좌석(이하 비상구석)을 예매했다. 하지만 A씨의 '효심'은 공항 체크인 카운터에서 막혔다. 노약자는 유사시 승무원을 도와 승객을 안내하기 어려워 비상구석에 앉을 수 없기 때문이다.
흔히 항공기 비상구석은 추가금을 내면 다른 이코노미 좌석 대비 편하게 비행이 가능한 자리라고 여기기도 한다. 저비용 항공사(LCC)가 등장하면서 비상구석은 공간의 편리함으로 인해 추가 요금을 받는 유료 좌석으로 운영되기 시작하면서다. 그러자 대형 항공사도 잇따라 비상구 좌석에 별도 추가 요금을 부과하고 있다.

다만 승객들이 간과하는 점 중 하나는 비상구석에 앉으면 비행 중 비상 상황 발생 시 승무원을 도와야 하는 의무와 책임이 따른다는 것이다. 비상구석이 이처럼 '추가금을 내면 앉을 수 있는 좌석'이란 인식이 퍼지면서 기내에서 비상구석에 앉은 승객이 임의로 비상구를 여는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20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최근 국토교통부와 한국교통안전공단은 '항공기 비상구석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항공안전문화 증진 차원에서 비상구석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승객들에게 알린다는 차원이다.
이에 따라 항공사들은 체크인 시 비상구 좌석 지정자 확인 후 동의 서명, 탑승 후 객실 승무원의 비상구 좌석에 대한 설명 및 동의를 받는 등 비상구석을 이용하는 고객들에게 자세히 설명하고 있다.
국토부의 운항기술기준에 의하면 비상 상황 발생 시 비상구 개방 등 임무 수행이 가능한 승객에 한해 비상구 좌석을 이용할 수 있다. 유사 시 승무원을 도와 승객을 안내해야 하기 때문에 노약자나 임산부는 비상구석 이용이 어렵다.
비상구석 착석 불가 승객 기준은 생각보다 다양하다. △만 15세 미만이거나 동반자 도움 없이 비상 상황에서의 역할을 수행하기 불충반한 승객 △승객의 상태나 책임(유소아 동반승객, 임산부 승객, 노약자 등)으로 인해 비상 상황에서의 역할을 수행하는 데 방해가 되거나 수행할 경우 해를 입게 되는 승객 △활동성, 체력 또는 양팔이나 손 및 다리의 민첩성이 비상 상황에서의 역할을 수행하기 어려운 승객은 이 자리에 앉을 수 없다.
뿐만 아니라 △글 또는 그림 형태로 제공한 비상탈출에 대한 지시를 읽고 이해하지 못하거나 승무원의 구두 지시(한국어 또는 영어)를 이해하지 못하는 승객 △콘택트 렌즈나 안경을 제외한 다른 시력보조장비 없이는 비상 상황에서의 역할을 수행할 수 없는 승객 △일반적인 보청기를 제외한 다른 청력보조장비 없이는 승무원의 탈출지시를 듣고 이해할 수 없는 승객 △다른 승객들에게 정보를 적절하게 전달할 수 있는 능력이 부족한 승객 △반려동물 동반 고객 △한국어 또는 영어로 의사소통이 불가능한 승객 등도 불가하다.
비상구석 구매 승객은 셀프체크인이 불가해 공항 체크인 카운터에서 수속해야 한다. 출발지 공항 또는 기내 현장에서 착석 불가 승객이라 판단될 경우 임의로 이용 취소될 수 있으며 좌석 비용은 환불되지 않는다. 비상구는 반드시 승무원 신호에 따라 개방돼야 하며 임의로 비상구를 개방할 경우 항공보안법에 따라 처벌 받을 수 있다.
이스타항공 등 일부 항공사들은 소방관, 경찰관, 군인(현역 장병 포함), 항공사 직원에게 비상구석을 우선 배정하기도 한다.
차은지 한경닷컴 기자 chachac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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