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일본에서 화제인 <불야뇌(不夜腦)>는 기존에 우리가 알고 있었던 ‘뇌와 수면 사이의 인과관계’에 대한 기존의 상식을 깨트리는 책이다. 뇌신경외과 전문의로 투렛증후군, 파킨슨병, 뇌전증 등 다양한 뇌 관련 질환 수술을 하면서 뇌 기능에 대해 전문적인 지식을 쌓아온 히가시지마 타케후미(東島威史)는 책을 통해 ‘뇌가 원하는 진정한 휴식의 방법’에 대해 소개한다. 그는 뇌를 위해서는 수면이나 당분보다 ‘자극’이 최고의 휴식 방법이라는 흥미로운 주장을 펼친다. 물론 수면이 필요 없다고 말하려는 것은 아니다. 몸의 건강을 위해서는 분명히 수면이 필요하지만, 뇌의 건강을 위해서는 자극이 더 효과적이라고 주장한다.
잠을 자는 동안 우리 뇌는 어떤 모습일까? 신경외과 의사로서 많은 사람의 뇌를 실제로 만져보기도 하고 영상을 통해 자세히 들여다보기도 하는 저자는 수면 중에도 우리 뇌는 활동하고 있다고 전한다. ‘모든 사람이 사라진 어두운 사무실’ 이미지가 아니라, ‘휘황찬란하게 밝고 바쁘게 돌아가는 사무실’을 떠올리면 된다. 마치 ‘불야성’과 같은 모습, 그래서 이 책의 제목이 ‘불야뇌’다. “24시간 운영되는 편의점이 문을 닫지 않아도 쓰레기를 청소하고, 선반의 재고를 보충하고, 청결을 유지할 수 있는 것처럼, 인간의 뇌도 ‘가게 문을 닫지 않고’ 노폐물을 제거하며 기능을 유지할 수 있다”라면서 우리 뇌를 ‘24시간 편의점’에 비유한다.
저자의 주장에 따르면 뇌는 늙지 않는다. 뇌는 근육과 비슷하게 단련할 수 있는 장기이지만, 커다란 차이가 있다. 근육은 몸의 조직 중 가장 빠르게 노화하지만, 반대로 뇌는 노화하지 않는다. 나이 들수록 물론 뇌세포는 줄어들지만, 뇌세포가 줄어드는 것이 곧 노화는 아니다. 상당한 양의 데이터가 들어있는 폴더는 검색하는 데 시간도 오래 걸리고 파일을 찾는 것도 힘든 것과 마찬가지로, 뇌도 필요한 정보를 빠르게 찾고 활용하기 위해서는 불필요한 것들을 삭제해야 한다. 따라서 뇌세포가 줄어드는 것을 너무 두려워할 필요가 없다.
책은 나이 들수록 시간이 느리게 간다고 느끼는 이유는 적절한 자극이 사라지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독서’나 ‘외국어 공부’와 같은 지적 자극은 시냅스(신경세포 접합부)를 활성화해 새로운 네트워크를 만들어낸다. ‘단식’이나 ‘명상’, ‘유산소 운동’도 뇌에 적절한 자극을 준다. 심장을 두근거리게 하는 모든 활동은 뇌의 도파민 분비를 촉진하고 ‘삶이 재미있다’라는 감각을 일깨워준다. 반대로 뇌에 적절한 자극이 없다면 삶이 재미없고 지루하다고 느낀다. 지나치게 편안하고 자극 없는 일상은 우리의 뇌를 병들게 한다. 치매가 두렵다면, 많이 자는 편보다 외국어를 배우는 편이 더 낫다.
홍순철 BC에이전시 대표, 북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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