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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당 1000만원'…캄보디아 조직에 통장 바친 조폭들

입력 2025-11-20 10:31   수정 2025-11-20 11:06


캄보디아 피싱 조직에 대포 통장 등을 갖다 바쳐 37억원대 사기 피해를 유발한 폭력 조직원 등 일당이 무더기로 경찰에 잡혔다. 송치된 인원만 총 59명이다.

강원경찰청 형사기동대는 20일 통신사기피해환급법 위반, 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 사기, 전자금융거래법 위반, 전기통신사업법 위반 혐의로 6명을 구속 송치하고 53명을 불구속 송치했다고 발표했다.

이들은 캄보디아 피싱 사기 조직에 191개 대포통장과 스마트 뱅킹에 필요한 휴대전화를 공급해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4월까지 국내 피해자 63명으로부터 37억5000만원 상당의 피해를 야기한 혐의를 받고 있다. 조사 결과 이들은 물건을 공급하면 대가로 건당 500만∼1000만원을 받아 챙겨 약 10억원의 수익금을 손에 쥐었다.

캄보디아 피싱 조직은 넘겨받은 대포 물건을 이성적 호감을 가장해 접근한 후 금전적 이득을 취하는 로맨스 스캠과 투자 사기 등 50건이 넘는 범죄에 사용했다. 그 외에도 군부대 사칭 노쇼(no-show·예약 부도), 인터넷 직거래 사기, 납치 빙자 보이스피싱 범죄에도 대포 물건이 이용됐다.

지난 3월 강원 춘천권역을 중심으로 활동하는 폭력 조직원이 피싱 사기와 연루돼 있다는 첩보를 입수한 강원경찰청 형사기동대는 수사에 착수했다. 강원경찰청은 강원·광주·대전·울산 등 전국 4개 폭력 조직원 11명 등 유통조직원 59명을 검거하고 이 중 6명을 구속했다.

이들은 캄보디아 현지에서 피싱 조직에 대포통장을 직접 전달하는 국내 총책과 국내에서 대포통장 공급을 관리하는 관리책, 대포통장 모집책 그리고 자신의 명의를 내어주는 명의 공급책으로 조직 체계를 이룬 것으로 파악됐다.

이들은 범행의 꼬리가 밟히지 않도록 지역 내 인적 관계가 밀접한 20∼30대 선후배·지인으로 인원을 꾸렸다. 조직에서 이탈하려는 모습을 보이면 협박해 범행을 종용했다. 또 버스 수화물을 이용해 물건을 전달하거나 텔레그램으로 소통하며 수사기관의 추적을 피했다.

사기 범행 사실이 들통나 계좌가 지급정지 될 가능성도 계산했다. 이들은 관련 매뉴얼을 만들어 전파하고 계좌 인증 절차, 수익금 무단 인출 방지를 위해 지인 명의 대포통장만을 알선·공급하는 등 범행을 교묘하게 저질렀다. 경찰에 붙잡힌 조직원들은 상부 조직원들로부터 변호사 비용, 벌금, 수사기관·금융기관에 제출할 소명자료 제작 등을 지원받기도 했다.

최현석 강원경찰청장은 "고액의 금전적 유혹에 넘어가 자신의 계좌와 유심을 불법 대여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며 "이 같은 대포 물건은 전기통신금융사기 등 많은 피해자를 양산하고 사기죄에도 연루돼 중한 처벌을 받을 수 있다"며 지속적인 단속과 엄정한 수사로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박수빈 한경닷컴 기자 waterbe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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