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정부·여당이 물가 상승을 명분으로 0~18세 자녀 한 명당 2만엔을 지급하기로 했다. 소요 재원은 4000억엔 규모로 전망된다. 재정 악화 우려에 엔·달러 환율은 달러당 157엔을 뚫었고,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17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으로 치솟았다.
20일 니혼게이자이신문 등에 따르면 일본은 자녀를 키우는 가정에 소득 수준과 상관없이 0~18세 한 명당 2만엔을 일률 지급할 계획이다. 21일 결정할 종합경제대책에 이 방침을 포함할 예정이다. 기존 아동수당과는 별도로 사실상 추가 지원이다. 앞서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는 이시바 시게루 전 정권이 내건 국민 1인당 2만~4만엔 현금 지급을 폐지하기로 결정했다. 이번엔 자녀가 있는 가구에 한해 지원하는 것이다.
이번 경제대책엔 비과세 연소득 한도 인상과 휘발유세 잠정세율 폐지 등 감세, 겨울철 전기·가스 요금 보조금 확대 등도 포함된다. 인공지능(AI)과 반도체 투자 촉진, 방위비 증액 등도 담길 예정이다. 총규모는 21조3000억엔 수준으로 전망된다. 일본 정부는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17조7000억엔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할 방침이다. 다카이치 총리는 앞서 ‘책임 있는 적극 재정’을 내세웠지만, 대규모 적자 국채 발행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날 도쿄 외환시장에서 엔·달러 환율은 한때 달러당 157엔대 중반까지 치솟았다. 재정 악화 우려에 엔화 매도세가 확산하며 엔화값이 급락한 것이다. 전날 가타야마 사쓰키 재무상, 기우치 미노루 경제재정상, 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 총재의 회담에서 최근 엔저 관련 심도 있는 논의가 이뤄지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진 것도 엔화 하락을 부추겼다. 일본은행의 기준금리 추가 인상이나 일본 정부의 엔화 매수 개입 관측이 후퇴한 것이다.
국채 금리는 급등했다. 이날 도쿄 채권시장에서 장기 금리 지표인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한때 연 1.800%까지 치솟았다. 2008년 6월 이후 약 17년 6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역시 정부의 ‘돈 풀기’에 재정 악화 우려가 커진 탓이다. 니혼게이자이는 국채 금리 인상에 대해 “주택담보대출 금리 인상으로 이어져 서민 부담을 높일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도쿄=김일규 특파원 black041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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