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이 장중 9만달러선 아래로 밀리며 약세 흐름을 이어갔다. 19일(현지시간) 공개된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록을 통해 12월 금리 인하 가능성이 희박해지면서 투자심리가 급격히 위축된 영향이다. 다만 같은 날 발표된 엔비디아의 '역대급' 실적이 위험자산 전반의 투심을 되살리며 비트코인의 낙폭을 제한하고 반등을 이끌었다.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이날 비트코인은 FOMC 의사록 공개 직후 장중 8만8608달러까지 밀리며 7개월 만의 최저치를 기록했다. 의사록에서 다수의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참석자가 "올해 남은 기간 금리 목표치를 유지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언급한 것이 하락세를 촉발했다. 금리 인하에 찬성하는 위원은 소수에 그친 것으로 확인됐다.
물론 의사록에 명기된 '참석자(many participants)'에는 표결권이 없는 지역 연방은행 총재들도 포함돼 표결권 보유자의 입장을 단정짓기는 어렵다. 그러나 최근 표결권을 가진 연준 인사들이 연달아 매파적(긴축 선호) 발언을 내놓은 점을 고려하면 시장에서 12월 금리 동결 가능성을 우세하게 보는 분위기다.
고용지표 공백도 동결 전망에 힘을 싣고 있다. 미 노동통계국(BLS)은 10월 고용보고서를 발표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백악관이 경고했던 '10월 경제 데이터 영구 누락' 가능성이 현실화된 셈이다. 여기에다 11월 고용보고서마저 12월 FOMC 회의 이후 발표될 예정이다. 고용시장 둔화가 통화정책의 핵심 변수로 떠오른 가운데, 연준은 가장 중요한 월간 지표 없이 금리 결정을 내려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핵심 지표 부재로 예측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시장의 금리 전망도 급변했다. 예측 플랫폼 폴리마켓에서 12월 금리 동결 확률은 68%까지 치솟았다. 그동안 금리 인하를 지지해온 비둘기파 인사들이 "고용시장 둔화"를 근거로 제시해왔다는 점을 고려하면 지표 공백이 이번 결정에 상당한 부담을 주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처럼 투자심리가 전반적으로 약화된 가운데 엔비디아의 호실적이 비트코인의 추가 급락을 막았다. 엔비디아가 시장 전망치를 크게 웃도는 '어닝 서프라이즈'를 발표하며 인공지능(AI) 거품 우려가 일시적으로 진정됐고, 기술주 중심으로 위험자산 전반의 매수세가 살아난 것이다.19일(현지시간) 엔비디아는 3분기(8~10월) 매출이 570억1000만달러(약 83조4000억원)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전년 동기 대비 62%, 직전 분기 대비 22% 증가한 역대 최대 실적이다. 시장조사업체 LSEG가 집계한 매출 전망치(549억2000만달러)를 크게 상회했으며, 주당순이익(EPS)도 1.3달러로 시장 예상치(1.25달러)를 웃돌았다.
엔비디아 실적 발표 직후 기술주 전반에서 매수세가 유입됐고, 해당 흐름은 비트코인에도 반영됐다. 장중 8만8000달러선까지 밀렸던 비트코인은 9만달러를 재차 회복하며 현재는 9만2500달러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AI 테마 가상자산도 동반 반등했다. 비텐서(TAO), 니어프로토콜(NEAR), 인터넷컴퓨터프로토콜(ICP), 렌더(RNDR) 등은 4~5% 상승률을 보였다.
AI 인프라 구축을 강화해온 비트코인 채굴 기업들도 모처럼 반등했다. 이날 기준 아이렌(IREN)은 8%, 사이퍼 마이닝(CIFR)은 11%, 헛8마이닝(HUT)은 6% 상승했다. 최근 기술주·가상자산 전반의 조정과 AI 버블 논란으로 큰 폭 하락했던 종목들이 엔비디아 실적을 계기로 숨을 고르는 모습이다.
향후 흐름은 비트코인이 어느 구간에서 지지력을 확보하느냐에 따라 갈릴 전망이다. 베틀 룬데 K33 리서치 책임자는 "과거 두 차례 큰 폭 조정과 유사한 흐름을 감안하면 8만4000~8만6000달러 구간에서 단기 바닥이 형성될 가능성이 있다"며 "다만 해당 지지 구간이 무너질 경우 지난 4월 저점이자 스트래티지의 평균 매입 단가인 7만4433달러까지 내려갈 위험도 존재한다"고 경고했다.
가상자산 전문 매체 코인텔레그래프 역시 하방 위험이 여전히 남아 있다고 분석했다. 매체는 "하락 압력이 재차 커질 경우 매도세가 8만9253달러 지지선을 시험할 수 있다"며 "이 지점이 이탈되면 8만7800달러, 이어 8만3000달러까지 낙폭이 확대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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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현 블루밍비트 기자 shlee@bloomingbit.i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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