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까지 두산건설 골프단은 "화려하지만 실속은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2023년 임희정, 박결 등 스타들을 쓸어모아 출범했지만 2년간 우승을 내지 못하면서다. 하지만 올해 완벽한 반전을 이뤄냈다. 박혜준이 지난 7월 창단 첫 승을 안기며 막힌 혈을 뚫었고, 아마추어부터 두산건설 모자를 쓴 김민솔이 단번에 2승을, 이율린도 두산건설 합류 첫해 생애 첫승을 거뒀다. 그리고 매 우승 순간마다 골프단 소속 모든 선수들이 기념촬영을 하며 '원팀'을 과시했다. 두산건설이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에 본격적인 '구단문화'를 만들어낸 주역으로 꼽히는 이유다.
오세욱 두산건설 골프단 단장은 최근 한국경제신문과 만나 "골프 선수 하나하나가 우리 기업을 대표하는 얼굴인만큼 회사와 선수가 한몸이라는 믿음을 공유하는데 집중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골프가 비록 개인 종목이지만, 선수들이 '팀'의 울타리 안에서 같은 색깔을 내면 기업과 더 큰 시너지를 빚어낼 수 있다"는 설명이다.
두산건설 골프단의 가장 큰 장점은 전문성, 그리고 끈끈함이다. 오 단장은 윤이나 등 많은 선수를 키워낸 지도자다. 두산건설은 2023년 구단 출범을 앞두고 오 단장에게 선수 발굴과 육성, 팀 컬러 확립까지 사실상 전권을 주고 물심양면으로 지원했다. 회사측에서 강조한 것은 단 하나 "선수들이 자신의 역량을 충분히 발휘할 수 있도록 지원하라"는 것이었다고 한다.

지난해까지는 다소 불운이 따랐다. 에이스 임희정이 불의의 교통사고 이후 샷감 회복에 난항을 겪었고, 아마추어 기대주였던 김민솔은 프로턴 이후 짧은 방황을 겪었다. 2년간 우승이 나오지 못했던 이유다. 하지만 오 단장은 "선수들에게 '조급해하지 마라. 너의 시간이 온다'고 당부했다. 충분한 역량이 있는 선수들인만큼 이겨낼 것이라는 확신이 있었다"고 강조했다. 그리고 실전에서 쓸 수 있는 다양한 기술은 물론 멘털 코칭도 아끼지 않았다.
구단의 전폭적인 지원에 선수들은 성장으로 화답했다. 아마추어 에이스였지만 '완벽한 스윙'에만 갇혀있던 김민솔은 다양한 상황에서 샷을 만들어내는 길을 찾아내며 정규투어 2승까지 만들어냈다. 골프계에서는 "김민솔이 '제2의 박인비' 신화를 만들어낼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KLPGA투어 최고의 스윙이라 꼽히던 임희정은 부상 이후 달라진 몸에 맞는 샷과 다양한 기술을 익히며 완벽한 부활을 예고하고 있다. 지난 9일 경기 파주 서원힐스에서 막내린 시즌 최종전 대보하우스디챔피언십에서 무결점 플레이를 펼친 임희정은 연장 끝에 준우승을 차지했다. 아깝게 우승은 놓쳤지만 제2의 전성기가 멀지 않았음을 예고하기에 충분했다.
선수들 간에도 경쟁보다는 팀워크를 만들어내려 집중한다. 오 단장은 "우승자가 나올 때마다 모든 선수들이 마지막까지 남아 축하를 건네는 끈끈함이 두산건설 골프단의 힘"이라며 "두산건설이 만들어낼 한국 여자골프의 르네상스는 이제 시작"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조수영 기자 delinew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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