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가 19일(현지시간) 발표한 3분기 매출은 570억1000만달러(약 83조7000억원)였다. 역대 최대로 직전 분기 대비 22%, 전년 동기 대비 62% 늘었다. AI 데이터 부문이 급성장했으며 이 밖에도 고른 성장을 보인 게 눈에 띈다.게이밍(GPU 게임용 칩) 부문 매출은 43억달러로 전년 대비 30% 증가했다. 영화·디자인·3차원(3D) 작업용 그래픽 솔루션을 제공하는 프로페셔널 비주얼라이제이션 매출은 7억6000만달러로 56% 급증했다. 자율주행 칩과 로봇용 AI 플랫폼을 포함하는 자동차·로보틱스 부문 매출은 5억9200만달러로 32% 늘었다. AI 컴퓨터 확산, 엔비디아 주도의 AI 생태계 확대, 자율주행 플랫폼 하이페리온 10 공개 등이 성장을 뒷받침했다.
황 CEO는 실적 발표 후 콘퍼런스콜에서 “AI 버블 얘기가 많지만, 우리 관점에서 보는 세상은 완전히 다르다”며 AI 거품론을 일축했다. 특히 “AI 가속기 수요는 매우 강력하며 실제 비즈니스 성과로 이어지고 있다”고 했다. AI 가속기는 대규모 AI 모델을 학습·추론하기 위해 설계한 고성능 연산 장치(칩·시스템)다.
시장에서 빅테크들이 AI 투자를 위해 대규모 ‘빚투’에 나서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황 CEO는 엔비디아의 AI 관련 투자는 완전히 현금흐름으로 충당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엔비디아가 중국 시장에 접근하지 못하고 있는 점도 불안 요인으로 꼽힌다. 중국 시장으로 매출 다변화가 필요하지만 황 CEO는 “(중국 시장에서의 칩 판매 가능성은) 여전히 제로”라며 “미국과 중국 정부를 설득해 재진출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고객사들이 엔비디아에서 투자받은 돈으로 엔비디아 칩을 다시 사들이는 순환거래도 리스크 요인으로 꼽힌다. 엔비디아가 챗GPT 개발사인 오픈AI에 최대 100억달러를 투자하고, 오픈AI는 그 돈으로 엔비디아 칩을 사기로 한 것과 같은 거래가 논란이 됐다. 로이터통신은 이에 대해 투자자금이 ‘수요’를 만드는 닷컴버블 시기의 ‘순환구조’를 떠올리게 한다고 지적했다.
빅테크들이 데이터센터를 짓는 데 들어가는 막대한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대규모 차입에 나서면서 이 같은 투자의 지속 가능성과 투자 부실에 대한 의문도 나온다. 현재 미국 기술기업이 발행한 회사채 규모는 2000억달러(약 300조원)로 추정된다. 작년에 비해 두 배 급증했다. 미국 기준금리 인하 기대가 갈수록 낮아지면서 이자 부담과 함께 유동성 우려가 커지는 분위기다.
시장조사업체 서밋인사이트의 킨가이 첸 연구원은 “엔비디아 실적이 시장 예상치를 웃돌았지만 투자자들은 설비투자의 지속 가능성과 AI산업의 순환적 자금 흐름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뉴욕=박신영 특파원/최만수 기자 nyuso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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