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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코디자인, 수면 위 부상…포장재 정보 공개 의무도 적용[2026 ESG 키워드⑤]

입력 2025-12-04 06:00  

[한경ESG] 커버 스토리 - 미리 보는 2026 ESG 키워드 ESPR, PPWR



2026년은 유럽연합(EU)의 탄소국경조정제도(CBAM)뿐 아니라 다양한 규제가 예고되어 있다. EU 에코디자인(ESPR) 규제는 2024년 7월 18일부터 발효되었으며, 실제 적용 시점은 2026년 7월부터다. 2025년 7월 19일경부터 대기업은 의류, 신발 등 미판매 재고 파기 금지 조치가 시행된다.

이와 함께 EU 포장재 및 폐기물 규정(PPWR) 역시 지난 2월부터 발효되었다. 발효 후 18개월의 유예기간을 두고 일반 규정이 적용된다. 2026년 8월 12일부터 포장·설계에 대한 핵심 의무가 적용되기 시작한다. 이날부터는 PPWR 기준으로 포장을 설계, 문서화, 표시해야 한다. 다만 재사용 목표, 재활용 함량 의무, 디지털 라벨 등은 2027년부터 2030년 이후 단계적 적용된다.

한국 기업도 규제 적용 대상

두 규정 모두 EU 내에서 시장에 출시되는 모든 제품에 적용된다. EU 시장에 출시(placing on the market)된다는 것은 비(非)EU 기업인 한국 기업이 만든 제품이라도 EU 수입업자가 통관 후 처음 공급하는 시점으로 동일하게 간주된다. 따라서 한국 기업도 해당 규정의 적용일 이후 EU로 보내는 모든 물품은 EU 규정에 적용된다. 별도의 비EU 기업용 추가 유예기간은 없다.

ESPR은 에코디자인이라는 이름처럼, 간단히 말하면 제품 설계에서부터 순환성을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ESPR의 요구사항으로는 내구성·신뢰성, 재사용성·업그레이드 가능성, 수리 용이성·분해 가능성, 재제조·재활용 가능성, 재활용 가능성, 재활용 원료 사용, 유해·비순환 물질 최소화, 에너지·자원 효율, 탄소·환경발자국 표시 등이다. 즉 제품을 오래가게 하고, 고치기 쉽게 하고, 업그레이드나 재사용되며, 제품을 다 사용하고 나서도 재활용되도록 모든 것을 정보로 공개한다는 원칙이다.

ESPR의 대표적 규정은 미판매 소비재(이른바 재고) 파기 관련 의무다. 대기업은 미판매 소비재 폐기 정보를 공개해야 한다. 2025년부터 데이터를 수집해 2026년에 처음 데이터를 공개해야 한다. 미판매 의류·신발 파기 금지는 2026년 7월 19일부터 대기업에 적용된다. 에코디자인 규정 내 포함된 제품의 데이터를 수집하는 디지털 제품 여권(DPP)은 이날 2026년 7월 19일까지 EU가 제품의 데이터를 저장할 중앙 저장소로서 여권 시스템(registry)을 구축 완료한다. DPP는 제품의 생산부터 폐기까지 전 생애주기 정보를 디지털로 저장·공유하는 전자 신분증이다. 제품명, 제조사, 생산·유통·재활용 정보 등 상세 데이터가 포함되어 투명성이 강화된다. 세부 제품군으로 살펴보면 배터리 부문은 2027년 2월부터 가동하는 일정이 잡혀 있다.

ESPR은 일반적 프레임워크로 이루어져 있으며, 실제 제품별 세부 위임·이행 규칙(delegated/implementing acts)은 2027~2028년에 만들어 적용될 예정이다. EU는 2025~2030 첫 워킹플랜에서 철강·알루미늄, 섬유(의류·신발), 가구(매트리스 포함), 타이어, 세제·윤활유, 일부 화학제품 등을 우선 대상군으로 지정했다. 첫 세부 규칙은 2026년에 채택돼 2027년이나 2028년부터 적용될 것으로 전망된다. 워킹플랜에서는 대략적 연도 로드맵도 구축했으며, 2030년부터는 중견기업에도 같은 의무가 적용된다.

예를 들어 의류의 경우 2027년 이행 규칙이 채택되면 적용은 채택 후 최소 18개월 뒤에 시작된다. 세부 규칙으로 구체적 설계 및 수리 용이성, 재활용 요건, 정보 제공, DPP 구조가 확정되면 이 시점 이후 EU시장에 판매되는 물품은 해당 요건을 충족해야 한다. 한국 기업 입장에서는 자사 제품군이 ESPR 1차 대상인지부터 파악해야 하며, 제품군의 세부 규칙 채택 예상 시점 1년 전부터 데이터 준비를 시작해야 한다.

제품군과 상관없이 적용되는 PPWR

PPWR의 경우 제품군에 관계없이 EU 시장에 온 모든 포장재와 포장 폐기물에 적용되는 것이 특징이다. B2B 제품이든, B2C 제품이든 가리지 않고 수입과 국내 생산 제품 모두에 적용된다. 방향성은 포장재와 포장 폐기물 총량을 줄이고, 모든 포장을 경제적으로 재활용 가능하도록 만드는 것이다. 2018년 대비 1인당 포장 폐기물 발생량을 2030년까지 5%, 2035년까지 10%, 2040년까지 15% 줄이는 것이 법적 목표다.

2026년 8월 12일부터 EU 내 포장은 용량과 무게를 최소화하고 재활용이 가능하도록 설계되어야 한다는 기본 원칙이 적용된다. 따라서 과도한 빈 공간이나 중복 포장을 제한한다. 온라인 쇼핑 등 특정 카테고리에는 빈 공간 비율을 최대 50%로 제한하는 규정이 포함된다. 과도한 소포장이나 샘플 포장은 아예 금지 목록으로 묶인다. 포장재 내 납, 카드뮴 등 중금속 합계가 100mg/kg을 초과하면 안 된다. 회원국별로 조금씩 다르지만 음료나 식품, 테이크아웃 커피에도 일정 비율 이상의 음료는 재사용 가능한 용기로 제공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포장재 규정은 제품 자체에 문제가 없어도 통관에서 문제 삼을 수 있어 CBAM과 함께 가장 시급한 규제다.

제품 생산자는 현재 자사가 어떤 포장재를 쓰는지, 예를 들어 포장재가 어떤 원료를 사용해 어떤 외형 및 구조로 만드는지 파악해야 한다. EU에 제품을 수출하는 기업의 경우 현 포장재가 EU 규격에 맞지 않는다면 올해까지 사용할 수 있는 주요 포장재를 재활용성, 재활용 함량, 금지 포장 형식 등의 지표로 따져봐야 하고, 2026년 상반기부터는 새 포장 사양을 확정하고 원재료 계약 후 재활용 표기 및 재사용 가능 마킹을 하는 것을 검토해야 한다.

PPWR은 2030년부터는 플라스틱 포장에 대해 최소 재생원료 비율을 요구한다. 이를 위해 재활용성 성능 등급을 도입했는데 A·B·C 중 하나를 만족해야 하고, 이보다 낮으면 재활용 불가로 본다. 2030년부터 A·B·C 등급만 허용하고, 2038년부터는 A·B 등급만 허용해야 한다. 일회용 플라스틱 음료병에는 최소 30%의 재활용 플라스틱이 들어가야 한다. 2040년부터는 PET 식품의 경우 최소 50%의 재활용 플라스틱을 요구한다. 2028년 2월부터 티백이나 커피 캡슐, 과일 채소에 붙는 스티커는 산업적 퇴비화(compostable) 포장이 되어야 한다.

포장을 시장에 내놓는 생산자는 EPR(생산자책임) 의무를 지게 된다. 포장 관련 수수료는 재활용성 등급이나 감량 성과에 따라 차등 적용될 수 있다.

구현화 한경ESG 기자 ku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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