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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거품론 우려에 증권가 "재정비의 시간, 투매 지양해야" [분석+]

입력 2025-11-21 22:00  

인공지능(AI) 관련주 고평가 논란에 증시 투자심리가 위축됐지만 여의도 증권가에선 과도한 우려라는 진단이 줄을 잇고 있다. 거품 조짐은 맞지만, 아직 초기 단계여서 증시 상승추세가 꺾일 수준은 아니라는 분석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21일 코스피지수는 전날 대비 151.59포인트(3.79%) 하락한 3853.26에 거래를 마쳤다. 지수는 한때 3838.46까지 밀리기도 했다. 지수가 4000선뿐 아니라 3900선조차 밑돈 건 지난달 23일 이후로 20거래일 만이다.

미국 중앙은행(Fed) 주요 인사들 중심으로 AI 거품 우려 발언들이 쏟아진 가운데 외국인은 이날 2조5928억원어치를 팔아치웠다. 올 들어 외국인이 가장 큰 규모로 순매도한 것이다. 유가증권시장을 받치는 양대 시가총액 대장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각각 5.77%, 8.76% 폭락했다.

하지만 이날까지도 국내 증권사 투자 전문가들은 우려를 일축하면서 "조정은 추가 매수 기회"라고 조언했다.

AI 투자정보 플랫폼 '에픽 AI'에 따르면 박윤철 iM증권 해외주식 담당 연구원은 이날 보고서를 내고 "일각에서는 회사채 발행과 함께 나타난 신용부도스와프(CDS) 동반 상승 현상이 'AI 버블 붕괴'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는데, 이는 과도한 해석"이라고 말했다.

최근 빅테크들이 잇따라 '빚투'(빚내서 투자)로 AI에 투자하며 과잉투자 논란이 일었다. 하지만 박 연구원은 회사채 발행을 버블 붕괴로 연결 짓는 건 무리라고 했다. 그는 "회사채 발행에 이어 유상증자, 전환사채 등을 통해 자금을 조달하고 있는 중소형 AI 기업과는 다르게 빅테크의 현금 여력은 충분한 상태"라며 "만약 문제가 생기더라도 지정학적 갈등에 기인한 범국가적 산업인 AI에 대한 지원은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박 연구원은 "엔비디아 중심의 AI 생태계 순환투자 구도가 형성돼 있어 압도적인 실적과 현금을 바탕으로 한 엔비디아 자체의 '양적완화' 여력도 충분하다"고 덧붙였다.

그는 지금이 오히려 AI 산업 내 옥석을 가릴 적기라고 봤다. 10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이후 금리 인하 기조가 흔들리면서 기업들이 더 낮은 조달금리를 확보하려 회사채 발행에 나선 것일 뿐, 이를 '거품 붕괴 신호'로 보는 건 무리라는 뜻이다. 박 연구원은 "AI 투자 사이클이 '부채 조달' 단계로 접어들면서 수익성을 증명한 소수만 승자로 남게 됐다"며 "정책·금리 환경 변화가 기업 체력을 입증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두언 하나증권 국내외 주식시황 전담 연구원도 "AI 업종에 거품이 끼어있는 것은 맞지만 터지기까지는 요원할 것으로 본다"며 "정책적 뒷받침 아래 한국 증시의 한 단계 재도약이 예상되는 만큼 '투매'는 지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지금의 주식시장은 강세장 속에 종종 나타나는 조정, 즉 재정비 시간일 뿐"이라며 'AI 거품론'이 현실화하기까지는 한참의 시간이 남았다고 강조했다. 골드만삭스의 AI 거품 판단 기준들을 미뤄 판단하더라도, 자사(리서치센터) 내부적인 판단에 근거해서도 지금은 '모을 때'라는 결론"이라며 "매그니피센트 7(M7) 중 마지막으로 호실적을 발표한 엔비디아는 AI 설비 투자 우려를 완화시켰다"고 설명했다.

이상연 신영증권 주식전략 담당 연구원은 "통상적으로 지수 직전 고점 대비 10~15% 하락이 조정구간인데, 아직 조정 여력이 조금 남았다"며 "현 증시 상황은 본격적 약세장으로 진입한다기보다는 조정 장세를 띠고 있다고 봐야 한다"고 했다.

신민경 한경닷컴 기자 radi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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