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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헤지 재량권 확대 땐 정치권 입김 강해져"

입력 2025-11-21 17:41   수정 2025-11-22 00:17


외환시장 안정 대책으로 국민연금이 거론되자 기금운용본부 운용역들은 “기금운용에 대한 외부 개입으로 또다시 감사, 징계를 받게 되는 것 아니냐”고 우려하고 있다.

21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최근 정부와 일부 정치권 인사가 고환율 대책의 일환으로 국민연금을 언급하자 기금운용본부 내부에서 “기금 운용의 독립성을 지켜야 한다”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국민연금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내부 기준에 따라 환헤지를 실행해도 시점이 정부 요청과 맞물리면 정치 논리에 따라 결정된 것처럼 비칠 수 있다”며 “기금 운용 실무진이 의사 결정을 내리는 과정에 큰 부담을 느끼고 있다”고 내부 분위기를 전했다.

전략적 환헤지는 국민연금이 해외 자산 비중 확대 과정에서 환노출 위험을 일정 수준에서 관리하기 위해 도입한 장기적이고 구조적인 성격의 헤지 전략이다. 국민연금은 전체 포트폴리오 중 해외 주식과 해외 채권이 43.9%를 차지하는 등 해외 투자 비중이 높아 전략·전술적 환헤지는 외환시장에 큰 영향을 준다. 기금운용본부는 이런 결정과 관련한 이해관계 충돌 등의 문제를 최소화하기 위해 엄격한 내부 규정을 두고 있다.

특히 환헤지 관련 내부 지침에는 정책 목적에 따른 개입성 헤지 금지와 정량 지표 충족 시에만 실행한다는 원칙 등이 명시된 것으로 전해진다. 정량 지표에는 해외 자산 환노출 비중, 변동성(VaR), 손실 허용 한도 등 시장·포트폴리오 지표가 종합적으로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연금 관계자는 “외부 압력으로 실행할 수 있는 구조가 아니고, 정량 요건을 충족하지 않으면 누구도 버튼을 누를 수 없다”고 강조했다.

전략적 환헤지 실행 여부를 놓고 ‘사후 책임 리스크’도 상당한 부담이 되고 있다. 정부 정책에 따라 환헤지를 실시한 후 손실이 발생할 경우 책임 소재를 가리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전직 기금운용본부 고위 관계자는 “정부와 국민연금의 목표는 결국 국민경제 안정이라는 큰 방향에서 같다”며 “다만 환헤지 여부는 수익성과 위험 관리 측면에서 국민연금이 독립적으로 판단할 영역”이라고 말했다.

민경진 기자 m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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