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오랜 측근이었다가 최근 비판적 입장으로 돌아선 마저리 테일러 그린 연방 하원의원(공화·조지아·3선)이 내년 1월 의원직을 내려놓겠다고 밝혔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좋은 소식"이라고 비꼬았다.
21일(현지시간) 그린 의원은 자신의 엑스(X·옛 트위터) 계정에 약 10분짜리 영상을 올려 "내년 1월 5일을 마지막으로 의원직을 사임할 것"이라며 "다가올 새 (삶의) 경로를 고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충성은 양방향의 길이어야 한다"며 "우리의 직함은 말 그대로 '대표'이기 때문에 양심에 따라 투표하고 지역구 이익을 대변할 수 있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14살에 성폭행을 당하고 인신매매돼 부유하고 권력 있는 남성들에게 착취당한 미국 여성을 위해 목소리를 냈다는 이유로 내가 그동안 지지해온 대통령에게 '배신자'라고 불리고 협박받아서는 안 된다"고 덧붙였다. 억만장자 성범죄자 고(故) 제프리 엡스타인 파일 공개를 둘러싸고 벌어진 충돌을 시사한 것으로 보인다. 작년 11월에 재선된 그린 의원의 원래 임기는 2027년 1월까지다.
그린 의원은 미국 의회가 트럼프 행정부 하에서 "대체로 소외되어 왔다"고도 지적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내년 11월 하원의원 전원을 새로 뽑는 중간선거에 앞서 자신의 지역구 공화당 경선 때 다른 경쟁자를 지지하겠다고 밝힌 데 대해 "내 사랑스러운 지역구가 나를 적대하는 상처 많고 증오에 찬 경선을 치러야 하는 상황을 원하지 않는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는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트럼프의 선거 구호)로 불리는 트럼프 강성 지지 세력의 일원이자 의회 내 대표적 트럼프 충성파였다. 하지만 최근 트럼프 대통령이 외교 문제에 지나치게 많은 관심을 두고 있다면서 물가, 의료보험 등 국내 문제에 집중해야 한다고 비판해왔다. 트럼프 대통령이 엡스타인 파일 공개를 막아선 안 된다고 공개적으로 촉구하기도 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그린 의원에 대한 지지를 철회하고 그를 '배신자', '공화당의 수치' 등으로 부르며 비난했다. 이날도 그린 의원의 사임 소식을 두고 트럼프 대통령은 ABC 방송 인터뷰에서 "나라를 위해 좋은 소식"이라고 말했다.
그린 의원은 지난 16일 CNN 인터뷰에서 "나를 가장 아프게 한 그(트럼프)의 발언은, 절대 사실이 아니지만, 나를 '배신자'라고 부른 것"이라며 "이는 극도로 잘못됐으며, 그런 종류의 발언은 사람들을 나에 대해 극단적이 되도록 하고 내 생명을 위험에 빠지게 할 수 있다"고 했다.
박수림 한경닷컴 기자 paksr365@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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