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지난달 한국과 미국에 출시한 첫 확장현실(XR) 헤드셋 ‘갤럭시XR’(사진)이 초기 흥행몰이를 이어가고 있다. 애플 비전프로의 반값 가격(1799달러·약 269만원), 착용 편의성, 안드로이드 생태계 호환성 등을 앞세워 초고가인 비전프로와 가성비 제품인 메타퀘스트 사이의 프리미엄 대안으로 부상할 가능성을 입증했다는 평가가 나온다.23일 외신과 업계에 따르면 출시 한 달을 맞은 갤럭시XR 출하량은 아직 알려지지 않았지만 삼성 강남, 더현대 서울 등 주요 매장에 마련한 갤럭시 XR 체험존은 예약 마감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예약자의 약 70%가 10~30대로 새로운 콘텐츠와 유행에 민감한 젊은 층의 높은 관심을 입증했다. 정보기술(IT) 전문 매체 테크레이더는 갤럭시XR을 “비전프로가 걱정해야 할 대상”, PC맥은 “애플의 프리미엄 경험에 가장 근접한 유일한 기기”라고 평가했다.

가장 호평받는 기능은 구글 제미나이와 구글 맵스XR을 결합한 ‘몰입형 뷰’였다. 제미나이를 통해 “에펠탑으로 데려가 줘” 같은 간단한 음성 명령을 하면 ‘눈앞이 실제 프랑스 파리의 하늘로 전환된 것 같다’는 반응 등이 나왔다. 검지로 가상 버튼을 가리킨 뒤 엄지를 맞대는 제스처를 하면 클릭으로 인식돼 초보자도 몇 분이면 조작 방식을 알 수 있어 사용자 친화적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게이머 사이에서 예상 밖 인기를 끌고 있는 점도 눈에 띈다. 250달러(약 30만원)짜리 컨트롤러는 미국 시장에서 매진 행렬을 이어가고 있다. 애플이 컨트롤러 없이 100% 핸드 트래킹을 고수한 것과 달리 컨트롤러를 별도 지원하는 삼성의 전략이 먹힌 것이다. 골프, 슈팅 등 게임이나 정밀한 작업을 필요로 하는 소비자 사이에서 컨트롤러 수요가 크다는 분석이다.
하드웨어 측면에서도 갤럭시XR이 200만원대 가격으로 비전프로(500만원대)에 준하는 화질(4K 마이크로 OLED)을 구현해내 확실한 경쟁 우위에 있다는 평가가 많다. 킬러 콘텐츠 확보는 핵심 개선 과제로 꼽힌다. 갤럭시XR 콘텐츠는 주로 구글과 제휴해 인공지능(AI), 지도, 유튜브 등 기존 글로벌 유틸리티 및 안드로이드 개발자 풀을 활용하는 전략에 집중하고 있다. 업계 1위인 메타의 메타퀘스트 플랫폼이 엔터프라이즈, 교육, 헬스케어 등 5만여 개 애플리케이션을 보유하고 있고, 콘텐츠 매출이 20억달러에 이른다는 점을 감안하면 갤럭시XR의 콘텐츠 경쟁력은 떨어진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채연 기자 why2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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