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사 전문가들은 마구라 V5와 같은 원격 조종형 무인수상정을 넘어 인공지능(AI)이 스스로 판단하는 자율운항 무인수상정 시대가 조만간 올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조선·해운업계에선 자율운항 선박이 군사용을 넘어 컨테이너선과 액화천연가스(LNG)운반선 등 일반 상선에도 이른 시일 내 적용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4~5년 뒤 군사용과 상선을 합쳐 20조원 이상 규모로 커질 무인선박 시장을 잡기 위해 글로벌 조선업계와 자율운항 시스템 개발업체들의 발걸음이 빨라지고 있다.

무인수상함정은 기뢰 탐색·제거와 해상 감시·정찰·전투 등을 담당할 미래 해군의 핵심 전력으로 꼽힌다. 각국 해군이 앞다퉈 개발에 나선 이유다. 우리 해군도 정찰용 무인수상정, 전투용 무인잠수정, 함탑재 무인항공기 개발을 착착 진행하고 있다. 2027년까지 자율기뢰탐색체와 기뢰제거처리기 등을 실전 배치할 계획이다.
무인수상정 개발 경쟁엔 HD현대뿐 아니라 LIG넥스원과 한화시스템 등도 뛰어들었다. 이들 업체는 자율항해, 표적추적, 원격사격이 가능한 제품을 개발하고 있다. 얼라이드마켓리서치에 따르면 세계 무인수상정 시장은 2022년 9억2000만달러(약 1조3542억원)에서 2032년 27억달러(약 4조원) 규모로 커질 전망이다.
HD현대는 사내 스타트업 아비커스를 활용해 자율운항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아비커스는 2022년 2단계 선박 자율운항(일부 원격제어) 기술 시스템을 확보한 데 이어 현대글로비스와 협력해 자동차운반선에 3단계(완전 무인원격제어) 이상 자율운항 시스템을 장착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한화오션은 2030년까지 AI가 모든 판단과 결정을 내리는 4단계 완전 자율운항 선박 기술을 확보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삼성중공업은 최근 1만5000TEU(1TEU=20피트 컨테이너) 컨테이너선에 적용해 미국 오클랜드와 대만 가오슝을 잇는 1만㎞ 태평양 횡단 구간을 선원 개입 없이 운항했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자율운항은 ‘필수 옵션’이 되고 있다”며 “10년 뒤에는 자율운항 기능이 없는 선박은 내비게이션이 없는 자동차 취급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진원 기자 jin1@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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