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존스홉킨스대 의대는 알츠하이머병·파킨슨병 등 퇴행성 뇌질환 연구의 중심지로 꼽힌다. 브레인뱅크(뇌 조직 저장소)에 매년 30~50건씩 30여 년간 꾸준히 기증받아 구축한 3000여 개 뇌가 저장돼 있다. 이 대학의 발리나 도슨 교수는 “샘플 품질이 매우 높고 뇌의 소량 조직이 아니라 ‘전뇌’(whole brain) 단위로 확보한다는 점에서 세계 그 어느 브레인뱅크와도 비교가 안 된다”고 강조했다.

존스홉킨스대 의대의 뇌 기증 절차는 매우 엄격하다. 가급적 사후 2시간 이내에 추출한 뇌만 기증 대상으로 인정한다. 도슨 교수는 “사전에 기증을 약속한 분이 사망하면 즉시 앰뷸런스를 보내 부검하고, 대부분 사후 2시간 내 늦어도 12시간 이내에 세포 조직이 살아 있는 뇌만 수집한다”고 말했다. 부검과 시신 기증에 대한 정서적 거부감이 크고 시신 기증률이 미국보다 훨씬 낮은 동양권에선 불가능한 일이다.

인체 뇌는 사후 시간이 지나면 세포 구조와 단백질이 빠르게 변형되기 때문에 연구를 위한 품질이 저하되는 속도가 매우 빠르다. 하지만 ‘존스홉킨스 프로토콜(절차)’에 따라 수집된 뇌는 리보핵산(RNA) 단백질 등 분자생물학적으로 살아 있는 뇌에 가장 근접한 품질로 보전되기 때문에 일반 병원 및 대학에서 얻는 뇌 조직과는 데이터 신뢰도와 활용 가능성에 큰 차이가 있다. 이 대학의 테드 도슨 교수는 “양질의 생체 뇌 정보는 퇴행성 뇌질환의 정확한 기전을 밝히고 치료제를 개발하는 데 큰 밑거름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볼티모어=안대규 기자 powerzanic@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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