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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칼럼] PEF의 일탈, 왜 방관하나

입력 2025-11-23 18:01   수정 2025-11-24 00:10

그는 서른 살 무렵부터 회장 명함을 파고 다녔다. 2006년 서울 서초동에 사무실을 얻고선 세계적인 그룹의 회장 행세를 했다. 전 세계 지사를 거느린 자산 60억달러 규모의 한국 제조·투자그룹 경영자로 자신을 포장했다. 아프리카 신생국 대통령에게 접근해 대규모 자금을 직접 투자하거나 기획재정부 대외경제협력기금을 지원해주겠다고 제안했다. 국내에선 아프리카 대통령 특사, 경제자문으로 활동하고 있다면서 정관계 고위층과 친분을 쌓았다. 이런 인맥을 앞세워 국내 기업인에게 접근해 아프리카 개발 사업으로 큰돈을 벌게 해주겠다고 기망해 컨설팅 비용 명목으로 거액을 편취했다.

2011년 결국 특경법상 사기죄로 덜미가 잡혔다. 징역 2년형을 받은 뒤 구속됐다가 집행유예로 풀려났다. 삼십대 중반 때였다. 그의 회사는 적자만 60억원 쌓여 직원 급여도 제때 주지 못했다. 십 년 후 그는 사모펀드(PEF)를 세워 안마의자 제조기업 바디프랜드를 인수했다. 한주희 한앤브라더스 겸 메이크그룹 회장 얘기다.
어떻게 펀딩 성공했을까
기업 경영권을 사고파는 PEF는 평판 장사다. 글로벌 투자은행(IB)이나 컨설팅 기업 출신 투자 전문가들이 각자의 경력과 역량을 앞세워 펀딩을 한다. 사기 전력자가 PEF를 하지 못한다는 법은 없다. 하지만 현실적인 장벽은 높고 두껍다. 일반인이 아니라 연기금이나 금융사, 상장기업 같은 기관 ‘큰손’ 자금을 받아야 하기 때문이다.

한 회장은 그 벽을 뚫었다. 한앤브라더스는 2021년 설립 이듬해 바디프랜드 인수자금 가운데 1280억원을 펀드로 모았다. OK캐피탈, IBK캐피탈 같은 금융회사와 F&F, 팬오션 같은 상장기업이 자금을 댔다. 이들이 아무런 투자 이력이 없는 신생 PEF에 왜 큰돈을 댔는지는 아무도 모른다. 산업은행까지 발 벗고 나서 1000억원 넘는 돈을 빌려줬다.

한 회장에게 남다른 능력이 있는 건 분명하다. 그의 최고위층 네트워크는 유명하다. 한 회장이 주도하는 친목 모임에 초대받은 인사들은 정치인, 고위 관료, 금융지주 회장, 현직 판검사 등 참석자 면면에 크게 놀랐다고 한다.
침묵하는 금감원에 묻는다
한 회장은 바디프랜드 내부에 없던 회장직을 맡았다. 급여로 석 달간 2억691만원을 받았고, 법인카드도 반년여 동안 1억2603만원을 썼다. 한 회장이 거느린 메이크홀딩스는 컨설팅 명목으로 7개월 동안 2억9645만원을 받았고, 메이크커뮤니케이션은 골프대회 광고 마케팅 계약으로 5500만원을 받았다. 한앤브라더스와 이 회사들 모두 강남 테헤란로에 있는 아가방빌딩 6층에 있다.

한 회장은 PEF 기본을 제대로 몰랐던 게 틀림없다. PEF는 포트폴리오 기업으로부터 어떤 돈도 받지 않는 게 원칙이다. 한 회장처럼 돈을 받았다면 PEF는 출자자에게 자진 신고한 뒤 관리보수에서 제하는 식으로 출자자에게 돌려줘야 한다. PEF가 규제를 거의 받지 않는 건 펀드 출자자의 이익을 지키기 위한 선관주의 의무에 철저하기 때문이다.

그는 바디프랜드 창업주와 공모해 회사 자금을 편취하는 사기 범행을 벌였다는 혐의도 추가로 터져 나와 재판을 받고 있다. 지난 3년 동안 한앤브라더스를 둘러싼 수많은 의혹에도 금융감독원와 산은, 펀드 출자기업은 침묵으로 일관했다. PEF뿐 아니라 이들에게도 사회적 책임을 물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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