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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데헌 열풍…한복 대여점, 7년 만에 증가

입력 2025-11-23 17:53   수정 2025-12-01 15:20


“온라인 광고를 하지 않는데도 외국인이 하루 200명 가까이 찾아옵니다.” 서울 경복궁 인근에서 한복점을 운영하는 30대 강인우 씨는 “예전에는 중국 일본 등 동양권이 대부분이었는데 최근에는 서양 관광객이 크게 늘었다”며 이같이 말했다.

지난 19일 서울지하철 3호선 경복궁역 4번출구 인근 50m 반경을 둘러보니 한복 대여점이 25곳에 달했다. 3층 건물 전체가 한복점으로 채워진 곳도 눈에 띄었다. 지난 8월 문을 연 나예한복에서는 직원이 한복을 빌려 입은 금발머리 여성의 머리를 땋아 주고 아이돌한복에서는 외국인 남성 4명이 푸른 곤룡포를 몸에 대보고 있었다.

외국인 관광객이 급증하면서 한복업계에 모처럼 훈풍이 불고 있다. 경복궁, 북촌 한옥마을 등 주요 관광지에서 ‘한복 입고 여행하기’가 외국인 사이에 하나의 필수 코스로 자리 잡은 영향이다. 수요가 대여업에 집중돼 전통 한복 제조·판매업으로 온기가 확산하지 못하는 점은 한계로 꼽힌다.

23일 서울시 상권분석 서비스에 따르면 올해 2분기 기준 서울지역 한복점은 320곳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307곳)보다 13곳 늘었다. 서울 한복점 수는 2018년 486곳으로 정점을 찍은 뒤 해마다 줄어들다가 올해 반등했다.

한복점 감소 배경으로는 저출생과 결혼식의 간소화·서구화가 꼽힌다. 아동용 한복 판매가 줄어든 데다 신혼부부가 결혼식 폐백을 생략하면서 예복용 한복 판매도 감소한 탓이다.

이런 침체된 흐름이 외국인 관광객을 중심으로 한 한복 대여 붐을 타고 다시 살아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국가유산청에 따르면 4대 궁(경복궁 창덕궁 덕수궁 창경궁)과 종묘의 한복 착용 관람객은 2022년 54만3577명에서 지난해 199만9089명으로 2년 만에 약 268% 급증했다.

한복을 입고 경복궁을 찾은 영국인 관광객 캐서린 랜킨(28)은 “한국 드라마 ‘달의 연인’을 보고 한국을 여행하면 한복을 꼭 입어 보고 싶었다”며 “전통 의복을 입고 고궁을 걸으니 시간여행을 온 것 같다”고 말했다.

대여 중심 성장세가 전통 한복 제작·판매업으로 확산하지는 못하고 있다. 경기 수원에서 전통 한복점을 운영하는 60대 박모씨는 “대부분의 한복 대여점은 비용 절감을 위해 공장에서 대량 제작한 제품을 들여온다”며 “관광객이 늘어도 전통 제작업체는 체감이 거의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전통 한복은 가격대가 한 벌에 50만~100만원으로 형성돼 있는데 대여업체 간 가격 경쟁이 치열해 전통 한복보다는 저가형 제품을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는 설명이다.

전문가들은 외국인 관광객 증가를 계기로 전통 한복 산업 전반으로 수요를 확장할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박후근 한국한복진흥원장은 “외국인 관광객이 어떤 스타일과 경험을 선호하는지의 수요 분석이 선행돼야 한다”며 “전통 한복의 매력을 알리고 구매나 산업적 효과로 이어지게 할 체계적인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다빈 기자 davinc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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