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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맘때 울주, 마음의 에너지를 채우는 작은 우주

입력 2025-11-24 08:45   수정 2025-11-24 08:47

SRT울산역에서 차로 10여 분, 울산을 여러 번 방문했음에도 처음인 낯설고 깊은 숲속으로 들어섰다. ‘포니랜드’라는 승마장도 지나고, 형태가 인삼 뿌리를 닮은 드넓은 호수 ‘대암호’도 차창 밖으로 펼쳐진다. 길이 끝나는 지점에는 ‘와나스타’, 산스크리트어로 ‘Wana(vana) 숲, Stha(stha) 머물다’의 뜻을 담은 웰니스 센터다.


문수산의 너른 품에 기댄 듯, 속한 듯 자리한 와나스타는 거칠어진 마음에 고요한 평안을 얻으려는 이들로 이른 새벽부터 소리 없이 분주하다. 한차례 프로그램을 마치고 잠시 휴식 중인 이만영 센터장은 아홉 번 덖어 만든 구기자차를 건넸다. 한 모금을 음미하고 창밖을 내다 보니 가을 물든 숲이 바람에 흔들린다. 우리 시대는 하루가 다르게 제 모습을 바꾸고 있다.



시대의 변화를 쫓느라 각자는 오늘도 달리기 중이다. 여백도 여유도 찾기 힘들다. 덕분에 웰니스, 즉 치유라고 불러도 좋 을 여정은 앞으로 더욱 찾는 이가 늘 것이라 전망된다. 와나스타도 5년의 운영동안 수많은 사람이 머물며 치유의 에너지를 얻었다.



매주 토요일 이른 아침에는 ‘요가명상 프로그램’이 열린다. 대상 너머를 사유하는 공간 명상부터 몸과 숨(호흡), 마음, 영혼을 치유하는 여정을 와나스타와 주변 자연경관 속에서 탐닉한다. 아이들을 가르치는 선생님이 나 크고 작은 스트레스를 달고 사는 직장인들까지 개인·단체 맞춤형 프로그램도 유익하다.



실내 명상을 마친 뒤에는 수아스티숲이라 불리는 둘레길을 걷는다. 생생한 푸른 잎이 바스락바스락 부서지는 낙엽이 되어 길을 수놓고 있다. “스트레스는 마음의 에너지가 부 족할 때 더욱 커집니다. 마음의 에너지는 의식이 높은 사람, 스승의 한마디를 들을 때도 채워지죠. 늘 좋은 말씀을 들으려고 해보세요.” 이만영 센터장의 말이 구원의 메시지처럼 각인된다.



오늘은 오일장 열리는 날, 언양강변공영주차장은 종일 분주할 예정이다. 와나스타에서 언양성당 가는 길목에는 울주의 유서 깊은 장터인 ‘언양알프스시장’이 있다. 1915년 ‘언양장’으로 개설되었으니 그 역사가 100년이 넘는다. 경상도 7개 고을의 물자가 모여 ‘칠읍장’으로도 불린 언양장은 2014년 ‘언양알프스시장’으로 명칭이 바뀌어 명성을 잇고 있다.



월 2일·7일 정기 오일장이 열리는 날은 그야말로 고을 잔치 분위기가 형성된다. 입구에서부터 참새방앗간이 골고루 펼쳐진다. 호떡·족발·떡·김밥·도너츠·떡볶이 등 한 집 건너 한 집, 먹거리가 유혹하고, 입소문 난 국밥집은 점심이 지났는데도 문전성시다.



“가자미 두 그릇 5000원예.”, “호미 파는 사장님 어디 가셨나?” 상인이 손님을, 손님이 상인을 찾는 소리도 구수하다. 맷돌에 콩을 갈아 만드는 손두부 냄새, 방앗간에서 막 짜낸 참기름 냄새가 혼재하는 시장에는 요새 흔히 만날 수 없는 대장간도 위풍당당한 존재감을 드러낸다. 장인의 구슬땀으로 단단해진 낫, 호미, 도끼, 쟁기는 농기구 너머 작품이다.


정상미 기자 vivid@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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