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표준 기자재는 안심이고 믿음입니다.”경기 양주시에서 27년째 포도·딸기 농사를 짓고 있는 김재훈 삼훈행복농원 대표는 “국가표준 기자재는 장비 센서의 오차가 적고 체계적인 관리가 가능해 믿을 수 있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라며 “이 덕분에 작물의 상품성과 수확률이 높아져 거래처의 반응이 훨씬 좋아졌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오랜 기간 온실 장비의 불안정성 때문에 새벽마다 수십 번 농장을 오가며 작물을 돌봐야 하는 고충이 있었다고 토로했다. 그는 “한여름에 온도 센서가 멈추는 바람에 온실 내부가 38도까지 오른 적도 있었다”며 “이런 아픈 경험을 한 이후 장비 하나의 중요성을 절감했다”고 말했다.
해마다 달라지는 기후 환경, 농촌 노동력 부족, 식량안보 이슈가 겹쳐 농업에서도 자동화·데이터 기반 기술의 도입이 빠르게 늘고 있다. 이런 변화는 그동안 전통 산업으로 분류돼 상대적으로 주목받지 못한 농산업의 가능성을 부각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그동안 해외에 의존해온 환경센서, 제어기, 양액 공급 장치 등 스마트팜 핵심 기자재 시장이 커지고 있다. 또한 생육 데이터 분석 및 환경 제어 솔루션 기업이 빠르게 증가하면서 산업 생태계도 확장되고 있다.
이에 따라 정부도 농업 분야 표준화 정책을 강화하고 있다. 특히 한국농업기술진흥원은 산업계, 학계, 지방자치단체, 관련 기업이 참여하는 ‘국가표준 적합 기자재’를 확산하고 제도 기반 마련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스마트팜 ICT(정보통신기술) 기자재 국가표준 확산 지원사업’이다. 농림축산식품부가 주관해 스마트농업 현장에서 사용되는 기자재의 표준 적합성을 확보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 사업은 농진원이 운영을 맡아 표준 적합 기자재 검정, 현장 보급, 활용성 점검 등을 통해 스마트팜 표준의 적용성을 향상하고 있다. 이 사업은 연구·기준·보급을 하나의 구조로 묶는 ‘국가표준 생태계’의 출발점이 되고 있다.
농가들은 장비 선택의 폭이 이전보다 훨씬 넓어지고 작물 재배 리스크가 줄어들었다며 반기고 있다. 김 대표는 “일정한 품질과 안정된 수확이 중요한 농부에게 국가표준 기자재는 농부의 손끝을 더 정확하게 만들어주는 도구”라며 “더 많은 체험 기회와 설명회를 통해 농가에 널리 확산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또한 농진원은 현장 의견을 모아 표준화 논의 테이블로 전달하고 기업과 제도의 간극을 조율하는 중재자 역할을 강화하고 있다.
농식품부와 농진원은 표준화 필요성과 현장 적용 사례, 미래 산업 전망 등을 다루는 3부작 기획 시리즈를 준비 중이다.
이와 함께 스마트팜 국가표준 ICT 기자재 지원사업 홈페이지도 표준화 정보를 손쉽게 확인할 수 있는 창구로 활용되고 있다. 표준 적합 기자재 목록, 지원사업 공고 및 신청 절차 등 현장에서 즉시 활용 가능한 정보를 제공한다.
공태윤 기자 true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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