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건강기능식품 시장이 유통가의 '저가 경쟁'에 힘입어 다시 성장하고 있다. 다이소가 시작한 균일가 상품이 편의점 업계의 경쟁까지 이어지는 모양새다. 일부 제조업체들은 신규 공장 증축도 나서고 있다.
24일 한국건강기능식품협회에 따르면 올해 국내 건기식 시장 규모는 약 5조 9626억원으로 전년대비 0.2% 증가한 것으로 추정됐다. 고점이었던 2022년 6조1498억원에서 최근 2년 감소세를 보이다가 올해 다시 증가세로 돌아섰다.
다이소, 편의점 등 주요 오프라인 유통채널에서 올 들어 본격적으로 건기식을 판매하기 시작하면서 증가세로 돌아섰다는 분석이 나온다. 협회는 "대형할인점과 드럭스토어 등 오프라인 채널의 구매 규모가 증가한 게 전체 증가세에 영향을 줬다"며 "구매자는 많아진 반면 평균구매금액은 줄어 합리적 소비가 늘었다"고 설명했다.
다이소는 지난 3월 3000원·5000원 균일가 건기식 상품을 내놓으며 가장 적극적으로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출시 당시 30여 종이던 상품들은 최근 90여 종으로 늘었다. 입점한 브랜드 수 역시 3개에서 13개로 늘었다.
편의점 업계는 주요 3사가 올 하반기 본격적인 저가 건기식 경쟁을 벌이고 있다. GS25는 지난 8월부터 5000원 이하 소용량 건기식 상품군을 전국 5000여 개 매장에 배치했다. 비타민, 다이어트 제품 등 주력 상품을 1주~1개월 단위 소용량 패키지로 출시하고 있다. 올해 건기식 누적 판매량은 100만개를 넘겼다.
CU도 지난 7월 말부터 전국 6000개 매장에서 건기식을 판매하기 시작했다. 전월대비 매출 신장률은 9월 24.9%, 10월 22.4%, 11월 41.8%로 매월 증가세다. 세븐일레븐은 지난 19일 대웅제약과 손잡고 건강기능식품 12종을 출시하며 3사 중 가장 늦게 참전했다. 세븐일레븐 역시 소용량 제품 중심으로 3500원에 가격을 책정했다. 세븐일레븐은 추후 품목을 더욱 확대할 예정이다.

올리브영은 주요 고객인 젊은 여성을 타깃으로 한 다이어트, 미용 건기식 상품에 집중하고 있다. 올리브영의 '포'형 건기식 매출은 지난 1~10월 전년동기대비 41% 증가했다.
유통업계에선 최근 제로슈거, 저속노화 등 건강관리 열풍이 건기식 구매로 이어진다고 보고 있다. 건기식 상품이 타 상품군의 매출에 큰 영향을 주지 않는다는 점도 주요 업체들이 상품을 늘리는 배경이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신상품이 주력 상품 매출을 잠식하는 '카니발라이제이션' 현상이 건기식에는 거의 없었다"며 "그만큼 건강관리에 대한 대중의 관심이 높아졌다는 것"이라고 했다.
국내 건기식 수요가 늘며 일부 제조업체들은 공장 증설도 추진하고 있다. 노바렉스는 최근 618억원을 들여 충북 오송에 공장을 신설하겠다고 밝혔다. 유유헬스케어도 강원 횡성에 175억원을 들여 건기식을 생산하는 제2공장을 설립할 계획이다.
배태웅 기자 btu104@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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