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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바이오로직스, '역대 최대 계약'의 실체

입력 2025-11-24 13:44   수정 2025-11-26 08:59


"삼성바이오로직스, 1.7조원 역대 최대 규모 수주 계약 체결"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해 10월 22일 오전 8시35분 "아시아 소재 제약사와 초대형 위탁생산(CMO) 계약을 체결했다"며 배포한 보도자료의 제목이다. 당시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이번 계약은 창립 이래 역대 최대 규모로 전년 전체 수주 금액(3조 5009억원)의 절반에 가까운 수준"이라며 "고객사 및 제품명은 비밀유지 조항에 따라 공개되지 않았으며, 계약 기간은 2037년 12월 31일까지"라고 발표했다.

하지만 당시 수주는 자회사였던 삼성바이오에피스로부터 수주한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업계에선 계열사 간 내부 거래에 대해 마치 신규 수주를 한 것처럼 과도하게 홍보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실제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당시 수주 소식을 전하며 '창립 이래 최초 연 누적 수주액 4조원 돌파, 전년 대비 20% 초과 달성', '생산능력, 품질, 트랙레코드 등 주목…글로벌 무대서 수주 활동 강화' 등의 표현을 자료에 담았다. 특히 자료 말미엔 "글로벌 거점 확대 측면에서도 일본 도쿄에 세일즈 오피스를 개소해 고객사와의 협력 관계를 더욱 강화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때문에 당시 증권가 애널리스트 사이에선 다케다제약, 다이이찌산쿄 등 내로라하는 일본 대형 제약사 물량을 수주한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왔다. 존 림 삼성바이오직스 대표도 이 보도자료가 배포되기 전인 10월 10일 바이오재팬 참석차 일본을 방문한 자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일본 시장에서 위탁개발생산(CDMO) 서비스를 확장해나가겠다"며 "일본 톱 10제약사 중 5곳과 계약을 체결하거나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시장에서도 일본 제약사로 유추할 수 있는 상황이 연출된 것이다. 10월 22일 한 대형증권사는 대규모 수주를 기반으로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목표 주가를 상향한다는 보고서도 냈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종종 삼성바이오에피스와의 내부거래를 '아시아 소재 제약사'로 표현하며 수주 사실을 공시하곤 했다"며 "다만 CDMO 계약 과정에서 많은 고객사가 위탁 사실의 공개를 원하지 않는 상황에서 삼성바이오로직스 입장에서는 시장에 제공할 수 있는 최대한의 정보를 제공한 부분"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삼성바이오로직스는 고객사를 공개하지 않는 수주 계약의 경우 단순 미공개가 아닌 ‘유럽 소재 제약사’, ‘미국 소재 제약사’ 등으로 공시를 해오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공시에 따르면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삼성바이오에피스 간 내부거래는 2022년 1481억원에서 2023년 2645억원으로 78.6% 늘어난 데 이어 2024년 4876억원으로 전년 대비 84.3%급등했다. 증권업계에선 올해는 다소 줄어든 3000억원으로 예상한다.

안대규 기자 powerzanic@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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