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우 나노 회장은 24일 “글로벌 대기 환경 규제가 강화되는 데다 전기를 많이 소모하는 인공지능(AI)용 데이터센터 건립이 급증해 첨단 촉매 수요가 늘고 있다”며 “최근 신공장을 완공하면서 강화된 대기 환경 규제를 충족하는 고가의 신촉매 양산 라인을 갖췄다”고 말했다.

나노는 범용 셀(중밀도 셀)을 생산하는 기존 공장과 더불어 모든 종류의 환경 촉매를 생산하는 일관 체계를 갖추게 됐다. 신 회장은 “국내 유일의 첨단 공장을 발판으로 글로벌 시장 확대와 고부가 촉매 수요 증가에 대비하는 핵심 생산기지 역할을 담당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소모성 제품인 고밀도 셀은 가로, 세로 기공이 47~75개씩 뚫린 촘촘한 구조의 촉매다. 복합화력발전소, 선박 엔진 등에서 배출되는 다양한 유해가스가 이 기공을 거치며 화학반응을 통해 제거된다. 고밀도 셀은 범용 셀보다 가격이 약 2.5배 높고 기술력이 요구되는 만큼 진입장벽이 있는 영역으로 꼽힌다.
신공장에서는 NOx에서 질소를 떼어내는 탈질 촉매뿐만 아니라 CO, 암모니아, 포름알데히드 등에 산소를 결합해 유해성을 최소화하는 산화 촉매도 만들어진다. 산화 촉매는 일반 환원용 탈질 촉매에 비해 7~10배 이상의 국제 시세가 형성돼 있어 나노의 수익성 개선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나노는 복합화력발전소 HRSG 분야 세계 1위 기업인 BHI가 추진 중인 사우디아라비아 프로젝트(Rumah & Nairyah, PP12, Rabigh2)에 공급을 확정했고, 주요 고객인 핀란드 바질라, 일본 다이하쓰, 현대중공업 등에도 친환경 선박 엔진용 고밀도 셀 촉매 공급을 앞두고 있다. 북미 지역 등에 건립되는 AI 데이터센터용 디젤 비상 발전기에 필요한 고밀도 셀을 공급하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시장조사업체 프리시던스리서치에 따르면 글로벌 비상 발전기 시장 규모는 지난해 86억달러에서 2034년 173억달러로 두 배 이상 커질 것으로 보인다.
경상대 교수이던 신 회장은 외환위기 여파가 한창인 1999년 제자들 일자리를 직접 만들겠다는 각오로 대학 실험실에서 나노를 창업했다. 당시 창업에 동참한 제자 6명 모두가 지금까지 나노에서 임원으로 일하고 있다. 나노는 내년엔 모든 직원 급여를 중견기업 수준으로 인상하고, 금요일 오전까지 근무하는 주 4.5일제를 실행할 계획이다.
나노는 국내 환경 촉매 시장의 70%를 공급하고 있다. 선박 분야 탈질 촉매는 세계 1위다. 나노가 최대 주주인 베어링용 볼 제조업체 엔비알모션은 지난 9일 3일 코스닥시장 상장 승인을 받아 내년 1월 14일 주식 거래가 시작될 예정이다.
신 회장은 “첨단 산화 촉매는 수요가 늘고 있고 단가가 10배가량 높아 매출 1조원 목표를 달성하는 게 어렵지 않을 것”이라며 “인구 소멸 지역인 상주에서 매출 1조원 소재 기업을 일궈 ‘낙동강의 기적’을 달성하겠다”고 강조했다.
상주=이정선 중기선임기자 leewa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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