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노 티띠꾼(태국)의 전성시대와 일본 ‘슈퍼루키’의 역습, 그래도 한국 선수들은 6승을 합작하며 건재를 과시했다. 24일(한국시간) 시즌 최종전 CME그룹투어챔피언십을 마지막으로 32개 대회의 대장정을 마무리한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2025시즌 얘기다. 한국 선수들은 6승을 합작하며 일본(7승)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우승을 거뒀다. 일본에 선두를 내주긴 했지만 한국 여자골프의 부활 가능성을 보여주며 내년 시즌에 대한 기대를 남겼다.

◇티띠꾼 전성시대
올해 LPGA투어 최고 스타는 티띠꾼이다. 그는 이날 미국 플로리다주 네이플스 티뷰론GC(파72)에서 열린 대회 마지막 날 4라운드에서 버디 5개, 보기 1개로 4언더파 68타를 쳤다. 최종합계 26언더파 262타를 기록한 티띠꾼은 시즌 최종전 2연패를 달성하며 우승 상금 400만달러(약 58억8000만원)를 품에 안았다. 이와 함께 올 시즌 투어 올해의 선수, 상금왕, 최저타수상까지 따냈다.
지난달 초까지만 해도 LPGA투어는 ‘춘추전국시대’를 맞은 듯했다. 25개 대회 모두 다른 선수가 우승해 단 한 명의 다승자도 나오지 않으면서다.
역대 최장기간 다승자가 나오지 않은 흐름을 깬 것은 티띠꾼이었다. 지난 5월 미즈호아메리카스오픈에서 시즌 첫 승을 거둔 그는 아시안 스윙 첫 대회인 뷰익LPGA상하이에서 우승하며 올 시즌 첫 다승자가 됐다. 여기에 역대 최고 상금이 걸린 시즌 최종전 CME그룹투어챔피언십까지 거머쥐며 3승을 거둬 올해 최고 강자로 우뚝 섰다.
세계랭킹 1위인 티띠꾼이 올해 벌어들인 상금은 757만8330달러(약 111억5000만원)로 지난해 자신이 세운 LPGA투어 시즌 최다 상금 기록(605만9309달러)을 다시 썼다. 또 올해 평균 68.681타를 기록해 2002년 안니카 소렌스탐(스웨덴)이 세운 역대 최저 시즌 평균타수 기록(68.696타)도 뛰어넘었다.
◇내년 한·일 루키 대결 주목
한국은 올해 6승을 합작하며 지난해 3승에 그친 아쉬움을 털어냈다. 일본이 야마시타 미유, 다케다 리오, 이와이 자매 등 신인들의 활약이 돋보인 데 비해 한국은 다양한 세대의 선수들이 고르게 활약했다. 메이저대회 챔피언을 배출하지 못한 아쉬움은 남지만 한국 여자골프가 침체기를 끝냈음을 보여주기에 충분했다. 에이스 김효주 김아림 김세영이 건재를 과시한 가운데 유해란이 3년 연속 우승을 올리며 LPGA투어 강자로 확실하게 자리매김했다. 2년차를 맞은 이소미와 임진희도 우승을 비롯해 꾸준히 상위권에 랭크되며 미국 무대에 완벽하게 적응했음을 증명했다. 롯데챔피언십에서 깜짝 우승한 황유민의 등장은 한국 여자골프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었다.
내년 시즌 한국과 일본의 경쟁은 더 치열해질 전망이다. 황유민이 내년에 LPGA투어 풀시드권자로 데뷔하는 가운데 방신실 이동은도 다음달 퀄리파잉(Q)시리즈에서 시드 확보에 도전한다. 황유민 방신실 이동은은 모두 장타와 화려한 플레이를 겸비한 선수들인 만큼 미국 무대에서 경쟁력을 보여줄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루키들을 앞세운 한·일전은 내년에 한층 더 치열해질 전망이다.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 투어 5승을 보유한 하라 에리카는 올해 LPGA 엡손투어(2부)를 시즌 랭킹 5위로 마쳐 정규투어 승격을 확정지었다. JLPGA투어에서 5승을 올린 사쿠라이 코코나도 내년 시즌 LPGA투어 진출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조수영 기자 delinew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