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연기금인 노르웨이 국부펀드의 니콜라이 탕엔 최고경영자(CEO·사진)가 ‘인공지능(AI) 거품론’에 대해 낙관적 전망을 내놨다.탕엔 CEO는 23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인터뷰에서 “최근 AI 분야를 향한 급격한 투자 증가는 거품의 여러 징후를 나타낸다”면서도 “장기적으로 세계 경제의 생산성을 높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AI가 ‘사회 대전환’을 이끌고 있는 만큼 전통적 방식으로 가치 평가를 내리긴 어렵다고 봤다. AI 일부 영역이 과대평가됐더라도 이 분야로 유입되는 대규모 자본이 자동화, 데이터 처리, 모델 개발 등 생산성을 높이는 기술 투자에 사용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탕엔 CEO는 “설령 (AI가) 거품이어도 그렇게 나쁘지 않은 거품일 수 있다”고 짚었다. 단 투자자에게는 소수 빅테크가 주도하는 시장에서 과대광고와 혁신을 구별할 줄 알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노르웨이 국부펀드를 대표적 예로 들며 AI가 실제 생산성 향상을 이루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노르웨이 국부펀드에서는 AI로 최고 20%가량 생산성이 높아졌다”며 “AI가 노르웨이 국부펀드의 운영 방식을 바꿔놨다”고 말했다. 투자 결정부터 내부 소통까지 모든 영역에서 AI가 활용되고 있다는 것이다.
탕엔 CEO는 “5년 전만 해도 기술 부서는 눈에 띄는 존재가 아니었다”며 “우리 펀드에서는 이미 700명 중 460명이 실제로 코딩을 한다”고 설명했다.
2조달러 규모의 자금을 운용하는 노르웨이 국부펀드는 8500개 기업에 투자하고 있다. 미국 빅테크 투자 비중이 높은 편이다. 지난 2분기 기준 가장 많이 보유한 종목은 엔비디아(약 504억달러)다. 이어 마이크로소프트(MS), 애플, 아마존, 알파벳 순으로 투자 비중이 높다.
다만 탕엔 CEO는 AI의 급속한 확산이 사회·지정학적 불평등을 심화할 위험이 있다고 경고했다. 전기와 디지털 인프라 등 AI 도입에 막대한 비용이 들기 때문이다. 그는 “AI 고급 모델 접근 비용이 더 증가하고 있다”며 “이를 감당할 수 있는 국가와 그렇지 못한 국가로 세계가 분열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또한 정책 입안자가 기술 변화 속도를 따라가지 못할 위험이 있다고 봤다.
그는 국가 간 경제 성장 격차를 확대하는 요인으로 AI 규제를 꼽았다. 미국은 AI 기술이 많은 동시에 규제가 상대적으로 느슨하고, 유럽은 AI 기술이 부족한데 규제는 과도해 성장이 저해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한명현 기자 wis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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