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스닥시장 시가총액 상위 8개사 중 7곳은 최고경영자(CEO)가 공대 출신이다. 엔비디아의 젠슨 황과 마이크로소프트의 사티아 나델라는 전기공학을 전공했고, 메타의 마크 저커버그의 대학 전공은 컴퓨터공학이다. 전문경영인인 알파벳의 순다르 피차이와 애플의 팀 쿡도 각각 대학에서 금속공학, 산업공학을 배웠다.
중국은 더하다. 영어교사 출신인 마윈 알리바바 창업자를 제외하고, 상하이증시 시총 상위 10개사(민영기업 기준)의 CEO 대부분이 이공계 출신이다. 런정페이 화웨이 회장(난방공조), 마화텅 텐센트 회장(컴퓨터공학), 리옌훙 바이두 회장(컴퓨터과학), 왕싱 메이퇀 회장(전자공학), 레이쥔 샤오미 회장(컴퓨터공학), 쩡위췬 CATL 회장(해양공학), 왕촨푸 BYD 회장(금속재료공학) 등이 중국을 대표하는 공학 전공 기업인이다. 글로벌 테크산업을 양분한 미·중의 경쟁력을 단적으로 증명하는 사례다. 삼성, 현대자동차, SK, LG 등 한국의 대표 기업 역시 1980~1990년대 대학에 다닌 ‘공학 청년’의 열정에 힘입어 세계적인 기업 반열에 올랐다. 하지만 지금 한국의 공학 기업인들은 미래에 대한 두려움에 휩싸여 있다. ‘의대 광풍’만으로는 테크 전쟁에서 살아남기 어려워서다. 한국경제신문은 이 같은 문제의식 아래 서울대 공대 출신 CEO 16명을 약 4개월에 걸쳐 심층 인터뷰했다.
이들은 공학에 전례 없는 기회의 문이 열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장덕현 삼성전기 사장은 “앞으로 5~10년은 지금까지 인류가 만들어낸 것보다 훨씬 큰 혁신이 나올 것”이라고 했고, 삼성전자 CEO 출신인 진대제 전 정보통신부 장관은 “세계적 명성을 얻으려면 공대에 도전해야 한다”고 했다.
이석희 SK온 사장도 “학생들이 본받을 만한 롤모델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경계현 삼성전자 고문은 “한국 공학교육이 여태 1980년대 방식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쓴소리도 쏟아졌다. 허진규 일진그룹 회장은 “국가 리더의 배경이 지나치게 법대에 쏠려 있다”고 지적했다.
강경주/박의명 기자 quraso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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