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가 일각에서 제기하는 ‘인공지능(AI) 거품론’에 반박하는 자료를 글로벌 주요 투자자에게 발송했다. 올해 3분기 시장 기대치를 뛰어넘는 실적을 냈음에도 시장 우려가 끊이지 않자 자료를 만들어 정면 대응에 나선 것이다. 영화 ‘빅쇼트’ 주인공으로 알려진 마이클 버리 사이언애셋매니지먼트 창립자 등이 제기한 AI 거품론을 조목조목 반박하는 내용으로 채워졌다.엔비디아는 3분기 재고가 전 분기보다 32% 늘었다는 지적에 “신제품(블랙웰) 출시를 앞두고 제품을 비축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수요가 둔화하거나 고객에게서 판매 대금을 받지 못한 것이 아니라 고객사에 제품을 원활하게 공급하기 위해 생산해놨다는 설명이다.
엔비디아는 “4분기 매출 가이던스 650억달러(약 95조9200억원)를 맞추려면 재고 확충이 필수적”이라며 “재고 증가는 고객의 지불 능력과 무관하고 엔비디아는 엄격한 신용 평가를 거쳐 제품을 출하한다”고 강조했다.
매출채권 회전 일수가 늘어난 것과 관련해서도 “수금에 전혀 문제가 없다”는 게 엔비디아의 입장이다. 매출채권 증가는 마이크로소프트(MS), 아마존, 구글 등 주요 고객사가 돈을 제때 지불하지 못했을 수 있다는 신호 중 하나로, AI 거품론의 대표적 근거로 꼽힌다. 엔비디아는 “3분기 매출채권 회전 일수는 52일로, 과거 평균(53일)은 물론 2분기(54일)보다 줄었다”고 했다.
MS, 구글, 아마존, 메타 등 주요 고객사가 엔비디아 장비의 감가상각 연수를 축소해 실적을 부풀리고 있다는 버리 창립자의 주장에 대해서도 “사실이 아니다”고 했다. 엔비디아는 “고객사는 장비를 4~6년에 걸쳐 상각하고 있으며, 이는 동종업계 장비 감가상각 연수(2~7년)와 일치한다”고 자료에 적었다.
‘순환금융’ 구조 논란과 관련해선 “매출의 극히 일부(3~7%)만 스타트업에서 나온다”고 했다. 순환금융이란 엔비디아가 투자한 기업이 엔비디아의 투자금을 바탕으로 다시 엔비디아 칩을 매입하는 사업 구조를 말한다. 챗GPT 운영사 오픈AI가 엔비디아에서 1000억달러(약 147조원)를 투자받아 엔비디아 그래픽처리장치(GPU) 수백만 개를 구입하는 것이 대표적 사례다.
엔비디아는 임직원이 자사주를 15% 할인된 가격에 구매할 수 있는 임직원주식구매제도(ESPP)를 운영하고 있다. 2023년 12월 말 14달러대이던 엔비디아 주가는 작년 12월 말 134달러로 10배가량 오른 이후 올해 들어 상승세가 둔화했다. 엔비디아는 반박 자료에 “2018년 자사주를 평균 주당 51달러에 매입해 주당순이익(EPS)을 5% 높이고 2000억달러 이상의 시가총액 증대 효과를 거뒀다”며 자사주 매입 성과를 강조했다.
박의명 기자 uimy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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