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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격투기 단체 UFC와 프로레슬링 단체 WWE를 보유한 TKO의 주가가 고공행진하고 있다. 넷플릭스 등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업체들과 대형 계약을 잇달아 체결한 데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수혜주라는 모멘텀도 갖췄다는 평가다.
넷플릭스도 눈독…글로벌 OTT 잇단 러브콜

26일 뉴욕증권거래소에 따르면 TKO는 전날 기준 최근 1년간 32.79% 올랐다. 미국 S&P500지수의 같은 기간 상승률의 11.99%의 세 배에 달하는 성과다. 2023년 9월 뉴욕증시에 상장된 첫날 주가는 100달러 수준이었으나 최근 180달러대로 훌쩍 뛰었다. TKO는 WWE와 UFC를 보유한 스포츠 엔터테인먼트 업체다. UFC와 WWE는 젊은 층을 중심으로 7억명 이상의 팬을 보유하고 있다.
인공지능(AI) 관련 기업이 증시를 주도하는 장세에서도 시장을 웃도는 성과를 낸 건 글로벌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업체들이 잇따라 TKO에 러브콜을 보내고 있기 때문이다. 넷플릭스와 애플TV 등 글로벌 OTT 업체들은 스포츠 콘텐츠 확장을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스포츠 시청자는 충성도가 높아 장기 구독 성향이 높을 뿐만 아니라 신규 구독자를 유치하는 데도 효과적이기 때문이다.
TKO는 지난해 넷플릭스와 50억 달러(약 6조7000억원)에 달하는 독점 중계권 계약을 맺었다. 올해 1월부터 10년간 WWE의 레슬링 프로그램인 ‘RAW’를 넷플릭스가 독점 중계하는 게 골자다. 넷플릭스가 맺은 스포츠 중계 콘텐츠 계약 중 최대 규모다. 파라마운트와는 UFC의 미국 내 독점 중계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 규모는 7년간 총 77억 달러(약 10조7100억원)에 달한다.
이를 통해 TKO는 안정적이고 꾸준한 수익원을 확보했다. 기존 개별 구매(PPV) 모델은 경기마다 시청자가 별도로 비용을 지불하는 방식으로 불확실성이 컸다.
고태훈 에셋플러스자산운용 액티브상장지수펀드(ETF) 운용본부장은 "TKO는 글로벌 OTT들의 사활을 건 스포츠 콘텐츠 확대 국면에서 우월한 협상력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그가 운용하는 '에셋플러스 글로벌영에이지액티브 ETF'는 국내 ETF 가운데 TKO를 가장 많이 편입하고 있다.
트럼프 수혜주…백악관 경기 개최로 상승 모멘텀
증권가에서는 TKO가 '트럼프 수혜주'로 주목받고 있는 것도 긍정적이라고 분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해군 창건 250주년 기념식에서 백악관 부지에서 대규모 UFC 경기를 열겠다고 발표했다. 내년 미국 건국 250주년을 기념해 열린다는 취지지만 개최 날짜인 내년 6월14일은 트럼프 대통령의 80번째 생일이다.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이후에도 꾸준히 UFC를 찾아볼 정도로 열성 팬인 것으로 알려졌다. UFC가 트럼프 대통령의 공격적인 정치 철학과 소통 방식 등에서 공통점이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지난 4월 트럼프 대통령은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 등 핵심 인사들과 함께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의 카세야 센터를 찾아 UFC 챔피언십 경기를 관람했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머스크 CEO와 함께 나란히 앉아 다음날 새벽 1시까지 모든 경기를 관람하고 나서야 자리를 떠났다.
데이나 화이트 UFC 최고경영자(CEO)는 대표적인 친트럼프 인사이기도 하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공화당 대선 후보로 선출된 전당대회에서 연설하기도 했다.
주가가 다소 고평가 됐다는 점은 우려 요인으로 꼽힌다. TKO의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은 34배에 달한다. 하지만 OTT와의 계약을 통해 실적이 개선되고 꾸준한 성장 동력을 갖췄다는 점에서 추가 상승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투자은행 번스타인의 이안 무어 분석가는 "TKO는 스포츠 중계에서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한 명확한 전략을 갖췄다"고 평가했다.
금융정보업체 팁랭크에 따르면 TKO를 평가한 월가 애널리스트 15명 중 14명이 투자의견으로 '매수'를 제시했다. 평균 목표주가는 223.5달러로 약 23% 상승 여력이 있다고 평가했다.
맹진규 기자 mae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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