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기도 성남시 수정구에서 분양하는 새 아파트에 청약자들이 몰렸다. 지난해 같은 지역에서 분양한 아파트 청약 당시와는 사뭇 다른 분위기다. 1년 새 수정구가 규제지역으로 바뀌면서 청약 문턱이 높아졌지만 같은 기간 인근 지역 집값이 뛰면서 시세 차익이 커진 결과다.
26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경기도 성남시 수정구 복정동에 새로 짓는 '성남복정1지구 B1블록 복정역 에피트'(이하 복정역 에피트)는 전날 110가구를 모집하는 1순위 청약을 진행했는데 4010명이 신청했다. 평균 경쟁률은 36.45대 1이다.
앞서 지난 24일 진행한 특별공급에서도 양호한 성적을 냈다. 169가구를 모집한 특공(기관 추천분 제외)에는 6621명이 몰렸다. 평균 경쟁률은 39.17대 1이다. 71가구를 모집한 신혼부부에 3661명이 몰려 51.56대 1의 경쟁률을, 31가구를 모집한 다자녀에도 1088명이 몰려 35.09대 1의 경쟁률이 나왔다. 생애최초도 31.05대 1(58가구 모집에 1801명)로 두 자릿수 경쟁률이 나왔다. 특공은 1순위 청약보다 상대적으로 문턱이 높아 1순위 청약의 가늠자 역할을 한다.
복정역 에피트가 청약에서 양호한 성적을 거둔 것은 시세 차익이 기대돼서다. 이 단지 분양가(최고가)는 전용면적 84㎡ 11억9900만~12억4900만원이다. 인근 위례신도시에 있는 단지와 가격을 비교할 수 있다. 경기도 하남시 학암동에 있는 '위례롯데캐슬' 전용 84㎡는 지난 19일 15억1500만원에 손바뀜했다. 복정역 에피트 분양가와 비교하면 3억원 이상 높은 금액이다.
박지민 월용청약연구소 대표는 "송파구 장지동, 성남시 수정구 등 다른 위례신도시엔 더 높은 가격의 단지들이 있지만 복정역 에피트와 입지 측면에서 직접적으로 비교하긴 어려운 게 사실"이라면서 "대신 복정역 에피트는 위례신도시의 인프라를 공유할 수 있다는 점에선 매력적"이라고 말했다.
복정지구에선 지난해에도 비슷한 규모의 단지가 청약에 나섰다. 복정1지구 B3BL에 들어선 '성남 복정1지구 B3블록 엘리프 남위례역 에듀포레'다. 다만 당시엔 174가구를 모집하는 특별공급엔 1799명이, 143가구를 모집하는 1순위 청약엔 2746명(성남시 당해)만 청약에 나섰다. 당첨 가점도 최저점이 58점으로 낮았다.

이 단지 분양가는 전용 84㎡ 10억8390만~10억9720만원이었지만 당시 위례롯데캐슬 전용 84㎡ 가격은 11억4500만원(2024년 4월 9일)으로 시세 차익이 6000만원 수준이었다. 결국 시세 차익이 청약 성패를 가른 셈이다.
박지민 대표는 "엘리프 남위례역 에듀포레와 복정역 에피트의 차이점은 시세 차익 규모"라면서 "그때는 매력이 크지 않았지만 지금은 집값이 가파르게 오르면서 매력이 커졌다"고 설명했다. 이어 "작년과 다르게 성남시 수정구가 규제지역이 되면서 문턱이 더 높아졌음을 고려하면 좋은 성적을 거둔 것"이라며 "최저 당첨가점도 65~69점으로 확 높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복정역 에피트의 장점은 또 있다. '강남 옆세권'이라는 점이다. 서울 지하철 8호선과 수인분당선 환승역인 복정역과 8호선 남위례역이 가깝기 때문에 강남권 출근이 쉽다. 수도권제1순환고속도로와 동부간선도로도 있어 이동이 편리하다.
다만 한계도 있다. 성남시 수정구가 규제지역으로 지정되면서 LTV(주택담보인정비율) 40%가 적용된다는 점이다. 분양가의 40%만 중도금 대출이 가능하다. 분양가 12억원으로 기준으로 4억8000만원만 가능하다. 미리 자금이 준비돼 있어야 한다.
또 청약이 당첨되면 재당첨제한이 10년, 전매제한이 3년이다. 거주의무도 3년이 있다는 점은 실수요자들 입장에서 고민거리로 꼽힌다. 전체 가구가 315가구에 그쳐 대단지와 비교했을 때 커뮤니티시설 등이 부족하다는 점도 부담이다. 박 대표는 "한계가 명확하지만 시세차익이 크다는 점이 단점들을 상쇄할 것"이라고 했다.
한편 이 단지 당첨자 발표는 내달 3일이다. 계약일은 같은 달 15~17일이다. 지하 2층~지상 최고 20층, 6개동, 전용 84㎡ 단일면적으로 구성된다. 총 315가구 중 이주대책 대상자(3가구)를 제외한 312가구를 일반분양한다.
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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