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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전 아직 못했는데"…괌 여행 앞두고 직장인 '멘붕'

입력 2025-11-25 21:00   수정 2025-11-25 21:38


원·달러 환율이 1500원에 육박하면서 여행 경비 부담이 커지고 있다. 지난해 연말 국내 정세 불안으로 위축됐던 여행 심리가 올해는 반등할 것으로 여행업계는 기대했지만 고환율에 발목을 잡혔다. 환율 급등에 아예 국내 여행지로 발길을 돌리는 흐름도 뚜렷해지고 있다.
연말 여행수요 확대 기대했지만고환율 복병 만나

25일 업계에 따르면 여행업계는 올해 연말 여행수요 확대를 전망해왔다. 비상계엄과 대형 항공기 참사 등으로 여행 심리가 위축됐던 지난 연말과는 다를 것이란 기대감이 섞였다. 올해 여름 성수기에 예상보다 실적이 좋지 않았던 만큼 각종 할인 혜택을 쏟아내며 연말 모객에 총력을 기울였다.

그러나 환율 상승세가 꺾이지 않은 탓에 여행수요가 다시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은 외환 위기 때 수준인 1400원대가 이어지는 데다 다른 신흥국 대비로도 원화 약세가 두드러지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비상계엄 이후 급등했던 환율은 5~9월 평균 1300원 중반대까지 내려오며 안정화되는 듯했으나 지난 달 1400원대를 돌파한 이후 1500원을 향해 치솟고 있다. 전날에는 1477원까지 올랐다. 5개월 사이 100원 이상 오른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해외여행 상품은 수개월 전 예약에 나서는 데다 환전 금액 차가 크지 않은 만큼 환율 상승을 이유로 예약을 취소 변경하는 사례는 많지 않다"면서도 "환율 상승세가 이어지면 심리적 한계에 부딪힐 수 있는 만큼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식비·투어 줄이고…국내 여행으로 발길 돌리기도

여행객들은 식비를 줄이거나 현지 투어 일정을 줄이는 방안을 고심하고 있다. 다음 달 괌으로 떠날 계획이었던 30대 윤모 씨는 "여름휴가를 포기하고 겨울 여행을 준비하면서 예약을 일찍 마쳤는데 환전은 못 해뒀다"며 "매일 환율을 확인하는데 오르고만 있어 여행 경비가 부담된다"고 했다.

여행에서 사용하는 돈은 직장인의 해외 출장, 어학연수 등 장기 체류 대비 비용이 아주 크진 않지만, '이전 환율이었다면'이라는 생각에 여행 경비 상승에 대한 체감 부담은 비교적 큰 편이다.

컨슈머인사이트의 9월 국내·해외 여행 동향 분석 조사에 따르면 1인당 해외여행 경비는 177만6000원이다. 달러당 1470원을 기준으로 하면 1208.16달러다. 6월30일(원달러 환율 1350원)을 기준으로 하면 1315.56달러로 100달러 이상 차이가 난다.

해외여행 대신 국내여행으로 눈길을 돌리는 사례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주요 호텔이나 리조트의 연말 예약률은 80%를 넘어섰다. 예약일부터 투숙일까지 시간(리드타임)은 지난해보다 길어져 선점에 나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지역에서는 주말뿐 아니라 평일 예약도 빠르게 차고 있다.

이랜드파크가 운영하는 켄싱턴호텔앤리조트의 주요 호텔과 리조트는 크리스마스·연말 시즌인 12월 중순부터 1월 둘째 주까지 예약률이 전년 대비 10% 이상 빠르게 오르고 있다.

강원도 주요 리조트는 12월 둘째 주부터 1월 첫째 주까지 평균 예약률이 80% 이상, 주말 예약률은 평균 85% 이상으로 연말·연초 만실이 예상되는 상황이다.

대명소노그룹 소노인터내셔널이 운영하는 비발디파크, 델피노 등 주요 사업장의 12월 주말 평균 투숙률은 90%를 넘어섰다.

업계 관계자는 "연말·연초 가족 여행이 늘어나면서 추운 겨울에도 편안하게 머물 수 있는 호텔·리조트를 찾는 수요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며 "국내 여행 수요가 연초부터 2월까지 안정적으로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환율 상승으로 해외 대신 국내로 선택했다고 단정 짓긴 어렵지만 지난해와 비교해 예약 시기가 앞당겨지고 있는 건 사실"이라고 덧붙였다.

신용현 한경닷컴 기자 yonghy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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