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11월 26일 10:11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홈플러스 사태에 이어 금융감독원의 중징계 사전 통보까지 겹치며 악재가 쌓인 MBK파트너스가 국내에서 대규모 투자를 통해 활로 찾기에 나섰다. 국내외 출자자(LP)의 동요를 막고 한국 시장에서 위상을 다시 세우기 위한 행보로 해석된다. 일부 대기업과 사모펀드(PEF) 업계에서는 MBK가 보유한 막대한 미소진 자금(드라이 파우더)을 활용해 매각가를 극대화하려는 움직임도 감지된다.
26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MBK파트너스의 일부 인력들은 국내 대기업의 인수합병(M&A) 담당자들과 적극 접촉하며 거래 발굴 속도를 높이고 있다. 8조원 규모의 6호 펀드 조성을 마치며 대규모 실탄을 확보한 점을 강조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회계법인과 해외 IB 등 자문사들에게는 국내 대기업의 사업부 분할(카브아웃)이나 자회사 매각 등 조 단위 대형 거래를 적극적으로 찾아오라고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표면적으로는 지난해부터 조성한 6호 펀드의 한국 투자 실적이 저조한 점이 배경으로 꼽힌다. MBK파트너스는 6호 펀드 자금으로 일본에서 아리나민제약(3조원)과 FICT(1조원) 등에 잇달아 투자했지만 한국에서는 고려아연 외에는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했다. MBK가 강점을 보여온 공개입찰 거래도 일부 인프라성 자산을 제외하면 사실상 사라졌다. 고려아연 투자 역시 일부 국내 LP가 “경영권 분쟁엔 출자하지 않는다”는 정관을 근거로 출자를 거부하려 하면서 진통을 겪기도 했다.
MBK파트너스의 공격적인 투자 행보는 임직원의 주요 수입원인 관리보수와도 직결돼 있다. 일반적으로 PEF는 5년간의 투자기간에는 전체 펀드 규모의 연 1.5% 안팎을 관리보수로 받지만, 이후에는 투자 잔액의 일정 비율만 받는다. 일부 LP는 정관을 통해 펀드 결성 후 2년 안에 펀드 규모의 25~30%를 소진하도록 하는 조건을 두는 경우도 있다. 업계에서는 한·중·일 동아시아 펀드를 표방하는 MBK파트너스가 국가별로 일정한 투자 비중을 설정해 뒀을 가능성도 거론한다.
MBK파트너스의 적극적인 투자 행보는 임직원의 주요 수입원인 관리 보수와 맞물려 있다. 일반적으로 PEF는 5년간 투자기간엔 전체 펀드 규모의 연 1.5%가량을 관리보수로 받지만, 5년 이후부턴 투자 잔액의 일정 퍼센트만 관리보수로 받는다. 또 투자기간과 관련한 제약 외에도 일부 LP의 경우 정관을 통해 펀드 조성 후 2년 간 펀드 규모의 25~30%의 자금을 소진하도록 하는 허들을 두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업계에선 한·중·일 동아시아 펀드를 표방하는 MBK파트너스의 경우 국가별 일정 정도의 투자 비중도 두고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 경우 일본에 편중된 투자를 두고 LP들의 불만이 쌓일 가능성도 있다.
일각에선 금감원의 직무정지 등 중징계 통보 전후로 이같은 행보에 더 속도를 낼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일반적으로 PEF는 헤지펀드와 달리 투자기간 내 환매가 원칙적으로 엄격히 불가능하다. 다만 금감원의 중징계가 확정될 경우 주요 LP들이 이를 이유로 추가적인 캐피탈 콜에 응하지 않아도 될 가능성이 남아있다. 미소진자금을 남겨둘 경우 LP들이 법적 테두리 외에도 추가 출자를 거부할 명분이 생기지만 투자금 상당수를 소진한다면 출자금을 되돌릴 방법도 사라지게 된다. 금융당국의 제재가 내려지더라도 MBK파트너스 측의 이의신청과 행정소송 등 불복절차가 이어질 점을 고려하면 확정되기까지 1~2년의 기간동안 적극적인 '매물 쇼핑'에 나설 것이란 관측도 있다.
일부 사업 재편을 꾀하는 대기업들은 이같은 MBK파트너스의 상황을 활용해 신속한 '빅딜'을 고민 중인 곳도 관측되고 있다. 지난해 무산된 CJ제일제당 바이오사업부 거래에서부터 MBK파트너스가 초기단계에서 검토했던 리노공업, 카카오모빌리티 등 대형 거래들의 재개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다만 잇딴 악재로 MBK파트너스의 평판이 훼손된 점이 그룹에 미칠 영향을 고려하는 시각도 있다.
한 대기업 내 M&A 담당자는 "현 상황을 활용하면 협상력 측면에서 좋을 순 있겠지만 현실적으론 지주사나 최고경영진에 MBK파트너스와 거래하겠다는 보고를 올릴 수 있는 곳이 몇 곳이나 될 지는 모르겠다"고 말했다.
차준호 기자 chac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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