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재건축·재개발 등 정비사업에도 디지털전환(DX) 바람이 불고 있다. 전자투표를 도입하는 조합이 속속 등장하고 있어서다. 의견을 빠르게 모을 수 있어 총회 진행에 걸리는 시간을 대폭 단축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26일 온라인 총회 플랫폼 ‘총회원스탑’을 운영하는 레디포스트에 따르면 서울 강남구 ‘압구정 5구역’, 용산구 ‘한남 2·3·5구역’ 등 주요 정비사업 조합이 전자투표 시스템을 도입했다. 도시정비법 시행에 따라 지난 6월부터 정비사업 전자투표가 법적으로 허용됐다. 내달 4일부터는 온라인 총회 개최도 전면 허용된다.
강남권 최대 규모 재건축으로 꼽히는 ‘개포주공 1단지’(개포 디에이치 퍼스티어 아이파크) 재건축 조합의 임시총회에서 전자투표 및 온라인 총회의 효과가 입증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조합원 수 5133명에 달하는 이 단지는 지난 10월 임시 총회를 열기 전 사전 전자투표를 진행했다. 11일간 투표율 56.2%를 기록하며 의사 정족수 기준(50%)을 단숨에 채웠다. 총회 당일 온라인 출석률은 12.6% 수준이었다. 5000명 넘는 대형 조합에서 사전투표 및 온라인 총회로 정족수를 확보한 첫 사례가 나온 것이다.
비용 절감 성과도 있었다. 개포주공 1단지 조합은 총회 책자를 PDF(전자문서) 형태로 제공함으로써 종이 책자 제작 및 발송 비용을 아꼈다. 온라인 수령 동의를 빠르게 받았기에 가능했다는 분석이다. 총회 절차에서 발생하는 대관비, 투표지 인쇄비, 운영비 등도 90%가량 절감할 수 있었다. 윤길용 조합장은 “총회원스탑을 통해 빠르게 의결에 성공할 수 있었다”며 “다음 달 예정돼 임시총회도 전자 총회로 진행해 조합원 편의를 높이겠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정비사업 전자투표·온라인총회 활성화 사업’ 참여 조합을 추가로 모집하고 있다. 전자 총회 도입을 검토하고 있는 조합에 최대 1000만원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올해뿐 아니라 내년에 총회를 열 계획이 있는 조합이라면 대의원회나 총회 의결을 거쳐 내달 12일까지 자치구에 신청하면 된다.
손주형 기자 handbr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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