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 인공지능(AI) 산업 경쟁력 본질은 방대한 데이터 인프라, 대규모의 연구 인재, 국가 동원력을 결합해 실험실 기술이 아닌 '저비용 물류·제조·서비스 인프라'로 깔아버리는 데 있습니다. 2024년 기준 글로벌 생성형 AI 논문의 70% 이상이 중국에서 나왔다는 사실을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합니다.
중국은 AI의 기술 패러다임을 전환하고 있습니다. AI 규제 벽을 과감히 낮추고 에이전트·휴머노이드 로봇 등 저비용·고효율 솔루션을 대중화하는 방식입니다. 특히 '딥시크(Deepseek)'의 설계를 무료 공개하는 등 AI 기술의 '공공재' 전략은 시장 독과점 패권에 맞선 이른바 지구전(持久戰) 전략의 서막입니다. 지구전은 자신보다 강한 상대와 정면 승부를 피하고 유격전 등의 방식으로 오랜 기간에 걸쳐 상대를 서서히 무너뜨리는 전략을 말합니다.
중국은 자국산 AI 반도체의 민족적 자립에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화웨이와 무어스레드(Moore Threads) 등 국산 GPU 벤처와 로봇·부품 밸류체인(가치사슬)의 '토착화' 추동력도 주목해야 합니다. 국가적으로 2030년 AI 칩 국산화율 70%라는 목표 자체가 기술 굴기(技術起)의 완결판입니다.
'세계인공지능대회(WAIC) 2025' 에서 중국은 AI 거버넌스의 '지구촌 국제화'를 강도 높게 천명했습니다. 국제연합(UN) 주도 표준화, 글로벌 사우스(남반구에 위치한 신흥국과 개도국) 포용, 오픈소스 인프라 확대를 전면에 내세운 이 흐름은 미국·유럽연합(EU) 중심의 연구실-플랫폼 패러다임과는 극명하게 대비됩니다.
중국은 AI 시스템의 국제적 상호 협력, 대규모 저비용 적용 역량, 산업별 특화 플랫폼 집중을 통해 신흥국들과의 동반성장을 내세우며 반미 동맹을 구축하고 있습니다.
중국의 중앙지도부는 45일 단위로 과학기술 등에 대한 그룹 스터디를 하는 나라입니다. 서방은 중국의 권위주의를 비판하지만, 초집중 리더십과 정책, 실행, 성과로 이어지는 국가적 드라이브는 과학기술 혁신의 핵심 동력입니다.
정부 주도 'AI·반도체' 전략, 스타트업 융합 생태계, 대담한 보조금 등 정책적 지원은 중국 경쟁력의 원천입니다. 한국은 보조금, 인재 양성, AI 인프라 강화에 집중해야 중국과 경쟁할 수 있습니다. 보조금 지급과 세제 혜택 등에 대한 '재벌 특혜' 논리를 넘어서, 글로벌 첨단 시장을 지배할 실질적 국가전략산업에 대한 스케일업이 필요합니다.
한국과 중국의 승부처는 제조업+기술+인재 통합 생태계의 '완성도'입니다. 하드웨어는 출발점일 뿐, 진정한 경쟁력은 시장확보, 규제개혁, 기술 초격차, 공급망 다변화, 인재 확보, 실시간 혁신에서 나옵니다.
중국의 위기론과 붕괴론 같은 공허한 주장에 솔깃해서는 안 됩니다. 우리는 중국 지도부의 과학 기술을 공부하는 자세, 정책실행의 추력(推力)을 배워야 합니다. 'AI+제조업' 전환기, 동아시아는 건곤일척의 전장에 들어섰습니다.
<한경닷컴 The Moneyist> 조평규 경영학박사 / 한중기업연합회 회장
"외부 필진의 기고 내용은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독자 문의 : thepen@hankyung.com
관련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