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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G 등급 양극화 심화…'지배구조·공시'서 평가 갈렸다

입력 2025-12-03 06:00  

[한경ESG] ESG Now

올해 들어 국내 기업의 ‘ESG 양극화’가 한층 뚜렷해지고 있다. KB금융·신한지주·하나금융지주·BGF리테일·현대백화점·SK케미칼·포스코홀딩스 등 상위권 기업들은 한국ESG기준원(KCGS)의 2025년 평가에서 A·A+ 등급을 받은 반면, 상당수 기업은 여전히 C·D 등급에 머물러 있다. 이에 따라 정부가 내건 ‘코스피 5000’ 달성과 코리안 디스카운트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지배구조 개선과 정보공개 확대가 관건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KCGS가 최근 발표한 ‘2025년 ESG 평가 및 등급 공표’와 ‘2025년 ESG 평가 영역별 주요 이슈 분석’에 따르면, 올해 평가 대상인 국내 상장사 1024곳과 비상장 금융회사 66곳의 ESG 등급은 전반적으로 한 단계 낮아진 가운데 양극화가 심화됐다. A·A+ 등급 기업 비율은 26.9%로 소폭 늘었지만, 최하위 D 등급 비율도 29.3%까지 올라 전년보다 2.9%p 증가했다. 중간 등급대(B+, B, C)는 줄어든 반면 상·하위 기업의 비중이 동시에 커진 것이다. 통합 A+ 등급을 받은 기업은 하나금융지주, KB금융, 신한지주, 현대백화점, 현대로템, BGF리테일, 현대위아, SK케미칼 등을 포함해 20곳에 그쳤다.

금융지주 3사(KB·신한·하나)는 모두 A+를 기록하며 금융권 ESG 선도 그룹으로 자리매김했고, BGF리테일·현대백화점·SK케미칼·현대위아 등은 제조·유통·서비스 업종에서 대표적 상위권 ESG 모범 사례로 꼽혔다. 특히 KB금융은 환경·사회·지배구조 부문에서 A+를 받은 유일한 금융그룹으로, 국내 최고 수준의 통합 ESG 역량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았다.



상위권은 관리 체계 고도화, 하위권은 정보공개·내부통제 부재

환경(E) 영역에서는 최근 3년 동안 재생에너지 사용량을 외부에 공개한 상장사가 전체의 25%인 251곳에 그쳤다. 자산 2조 원 이상 대기업의 공개율은 63%인 반면, 5000억 원 미만 기업의 공개율은 5%에 불과해 기업 규모에 따른 정보 격차가 뚜렷했다.

재생에너지 사용 자체는 빠르게 늘고 있다. 2024년 재생에너지 총사용량은 16만6584TJ로 전년보다 22% 증가했고, 전체 에너지 사용량에서 재생에너지가 차지하는 비중도 4.8%에서 5.7%로 0.9%p 상승했다. 특히 운수(406%), 철강·비철(193%) 업종이 크게 늘었는데, 국제해사기구(IMO)와 국제민간항공기구(ICAO)의 규제 강화, EU 탄소국경조정제도(CBAM) 시행을 앞두고 공급망 전반의 탈탄소 압력이 커진 결과로 풀이된다. 환경 부문에서 A+ 평가를 받은 기업으로는 BGF리테일, LG유플러스, 현대백화점, GS리테일, KB금융, SK케미칼, 진에어 등이 꼽힌다.

이들 기업은 태양광 자가발전 확대, 재생에너지 인증서(REC) 활용, 장기 전력구매계약(PPA) 등 다양한 조달 수단으로 재생에너지 사용 비율을 높이고 관련 정보를 적극 공시한 점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사회(S) 영역에서는 협력업체 안전보건이 여전히 취약한 부분으로 드러났다. 2024년 한 해 발생한 중대 안전사고 57건 중 65.8%인 39건이 협력업체 근로자에게 발생했으며, 협력업체 사고 건수는 전년 대비 56% 증가했다. 전체 사고의 61.4%는 같은 기업에서 한 해 두 건 이상 반복된 사고였고, 최근 2년 연속 사고가 발생한 기업 비중도 36.8%에 달했다.

KCGS는 IFRS 비재무 정보 공시 가이드라인, ISO 45001, KOSHA-MS, 중대재해처벌법 등을 기준으로 안전보건 거버넌스와 위험관리 수준을 평가하고 있다.

지배구조(G) 및 금융사 지배구조 영역에서는 평가 모형 개편으로 기준이 크게 강화되면서 중위권 기업 비율이 줄고 하위권 비중은 늘었다. 그럼에도 KB금융, 신한지주, 하나금융지주, 포스코홀딩스, SK이노베이션, 삼성물산, 풀무원 등은 지배구조 A+ 등급을 받으며 상위권 7개사에 이름을 올렸다. 포스코홀딩스는 지배구조와 통합 등급 모두 A+를 기록했다. 그룹 차원의 ESG협의회 도입, 주주환원정책 강화 등 거버넌스 개편 노력이 높은 평가를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반면 KCGS ESG 기준위원회는 산업재해, 정보보호·개인정보 유출, 횡령·배임, 공정거래법·금융 관련 법규 위반 등 중대한 지배구조 리스크가 발생한 26개사의 ESG 등급을 하향 조정했다. 여기에는 일부 건설·제조사와 금융회사 등이 포함됐다. 기준원은 “중대 규제, 준법 리스크가 발생하지 않았다면 지배구조 우수 기업 비중이 현재보다 더 높았을 것”이라며 내부통제 강화의 필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이번 평가 결과는 정부가 추진 중인 ‘코스피 5000 시대’와 코리안 디스카운트 해소 전략과도 맞닿아 있다. KCGS는 올해 지배구조 평가 모형에 배당정책 수립·이행 여부, 자기주식 보유·소각 계획, 중간·분기배당 실적 등 주주환원 관련 지표를 대폭 확대 반영했다. 투자자 보호, 주주환원 확대, 내부통제 강화와 같은 지배구조 개선 노력이 곧 기업가치 제고와 자본시장 신뢰 회복으로 이어진다는 판단에서다.

KCGS는 “환경·사회 영역에서는 BGF리테일·현대백화점·SK케미칼·KB금융 등 상위권 기업의 관리 체계 고도화와 성과 공개가 빠르게 확산되는 반면, 다수 기업은 여전히 C 등급 이하에 머물고 있다”며 “지속가능경영 보고서를 발간하지 않는 기업이 하위권 대부분을 차지하는 만큼 정보공개 확대와 리스크 관리 체계 구축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이미경 한경ESG 기자 esit917@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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