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EB는 기업이 보유한 자사주 등 주식과 교환할 수 있는 권리를 부여한 채권이다. 채권자는 향후 주가 상승에 따른 차익을 기대할 수 있다. 정부와 여당이 증시 부양 목적으로 상장사의 자사주 소각 의무화를 추진하자 자사주 비중이 높은 상장사들이 소각을 피하려고 서둘러 EB를 활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최근 들어 자사주 기반 EB 발행을 스스로 접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태광산업과 광동제약이 금융감독원 심사 단계에서 제동이 걸리면서 계획을 철회한 게 대표적인 사례다.
당국은 상장사들의 무분별한 EB 발행을 막는다는 취지로 지난달 말부터 EB 관련 공시 기준을 대폭 강화했다. EB 발행을 결정할 때 다른 조달 방안 대신 EB를 선택한 이유와 주주 이익에 미치는 영향 등을 자세히 기재하도록 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일부 기업은 당국 눈치를 보면서 EB 발행 계획을 취소했지만 상법 개정안 통과 전 자금 조달을 서두르려는 움직임이 있다”며 “이 시기를 놓치면 자사주 소각이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자사주를 기초로 EB를 발행하려다 취소한 상장사들 주가는 다시 상승하는 경향이 있다는 게 증권업계 설명이다.
증권가에서 가장 많이 거론하는 수혜주는 대형 지주사다. 상법 개정 후 기업 지배구조 개선 작업으로 주주친화 정책이 확대될 것이란 기대에서다. SK증권은 “자사주 의무 소각이 현실화하면 SK, LG, CJ, LS, 한화 등 지주사가 수혜를 볼 것”이라고 평가했다. 자사주 비중이 24.8%에 달하는 SK가 자사주 소각에 따른 주가 탄력성이 가장 클 것이라고 평가했다. 자사주 7.26%를 보유한 CJ의 주가 상승 여력도 높게 봤다.
주주환원 확대 측면에서 금융주에 대한 기대도 큰 편이다. 금융주는 대표적인 저(低)PBR(주가순자산비율)주로 꼽힌다. 특히 증권주는 자사주 비중이 높은 데다 정부 부양책 수혜에 따른 실적 개선이 기대된다는 평가가 나온다. 상법 개정에 따른 각 기업의 지분 구조 개편과 자사주 소각 과정에서 증권사가 얻는 수수료 수익도 상당할 것이란 게 증권업계 분석이다.
류은혁 기자 ehryu@hankyung.com
관련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