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새 정부 출범 이후 노란봉투법과 상법 개정이 잇따르며 기업 환경이 크게 흔들렸다. 이행규 법무법인 지평 대표변호사는 올해를 “통합 솔루션 제공의 필요성이 증대된 해”로 규정하며 “법률·산업·정책을 한 흐름에서 다루는 역량이 로펌 경쟁력의 기준이 된 전환점이었다”고 평가했다.
그는 올해 법률시장을 관통한 키워드로 △AI·리걸테크 가속화 △산업 기반 솔루션 수요 확대 △정권교체에 따른 규제 변화를 꼽았다. “AI의 등장은 효율을 높였지만 정보보호와 윤리 문제가 새로운 과제로 떠올랐다”며 “법률 영역을 넘어 산업별 특화 역량이 필요해진 한 해였다”고 설명했다.
지평은 올해 소송과 자문에서 눈에 띄는 성과를 거뒀다. 공정거래 분야에서는 카카오모빌리티를 대리해 ‘배차 로직 알고리즘’에 관한 시장지배적지위 남용행위 과징금부과 처분 취소 행정소송에서 전체 승소하며 플랫폼 자사 우대 규제 논쟁에 이정표를 세웠다.
자본시장 분야에서도 쿠쿠홈시스의 말레이시아 자회사 쿠쿠인터내셔널의 현지 상장을 성사시키며 해외 IPO 자문 역량을 보여줬다.
규제 변화 중 가장 급격했던 분야로는 노동을 첫째로 꼽았다. 노란봉투법 통과로 원청 사용자성, 노동쟁의 범위, 손해배상 제한 규정이 동시에 달라지자 기업 대응 수요가 급증했다. 지평이 곧바로 TF를 꾸린 배경이다. 또 하나는 상법 개정이다. 이사회 구조 전면 개편과 주주 관여 강화 흐름은 기업지배구조 자문을 ‘선제 대응형’으로 바꾸는 계기가 됐다.
고객의 요구도 완전히 달라졌다. 이 대표는 “단순 법률 자문이 아니라 규제·산업·정책을 아우르는 통합 솔루션을 요구하는 고객이 크게 늘었다”고 했다.
지평은 올해 각 분야 센터를 확충하고 부문 간 협업을 강화하며 대응했다. 노동·공정거래·자본시장·금융규제·AI·기후 에너지·ESG 등 분야별 세미나를 연이어 열며 복합적 리스크를 선제적으로 다루는 체계를 구축한 것도 같은 흐름이다.
조직 운영에서도 변화가 컸다. 창립 25주년을 맞아 ‘Legal & Beyond’를 비전으로 내세우고 MSC(마케팅지원센터)와 CMSC(중요사건지원센터)를 신설해 조직 역량을 결집했다. 그는 인재상으로 “도전과 협력의 철학에 공감하고 좋은 동료이자 고객에게 헌신하는 전문가가 될 수 있는 ‘동업자’를 찾는다”고 했다.
내년 법률시장은 노동·공정거래·금융소비자 보호·PE·자본시장 등에서 대응 수요가 증가하고 기후 에너지·글로벌 리스크가 더해지며 고도화를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 그는 “핵심은 노동·공정거래·금융소비자 대응, 개정 상법과 PE 내부통제 등 규제 대응 분야”라며 “젊은 리더십 기반의 신뢰 문화와 AI 기반 업무혁신을 강화할 것”이라고 했다.
로펌 핵심 경쟁력에 대해선 “고객 니즈를 빠르게 감지하고 선제적으로 해결하는 토털 서비스 역량”이라고 강조했다. 지평은 올해 베스트로펌&로이어 ‘혁신 로펌상’을 수상하며 변화에 대한 선제 대응 능력을 인정받았다.
상장유지 지원센터와 경영권분쟁·주주관여 대응센터, 노란봉투법TF, 기후에너지센터, 프로젝트리츠 통합지원센터 등 전문 조직을 잇달아 신설하며 기업 리스크 구조의 변화에 발맞춰 움직였다. 해상풍력 프로젝트의 인허가·PF·계약 구조를 통합 자문한 사례는 기후에너지 분야에서 전문성과 글로벌 파트너십을 동시에 확보하는 계기가 됐다.
기술·IP 분야 변화도 컸다. 2024년 11월 특허법인 이룸리온과 전략적 제휴해 출범한 ‘특허법인 지평’과의 협업으로 반도체·AI 수요가 크게 늘었고 기술과 특허의 시장 독점력을 정성적으로 평가하는 M&A 자문 등 새로운 방식의 서비스가 자리 잡기 시작했다.
기술 분쟁·데이터·개인정보 업무와 IP 컨설팅을 통합한 솔루션도 본격화됐다. 내년에는 제약·바이오·헬스케어로 협업을 확장할 계획이다.
이 대표는 “25년간 쌓아 온 지평의 전문성에 특허법인의 역량이 더해지면서 법률·기술·비즈니스를 아우르는 통합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됐다”며 “앞으로 기술 기반 기업들이 글로벌 경쟁 환경에서 우위를 확보할 수 있도록 산업별 특화 솔루션과 크로스보더 전략을 더욱 정교하게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안옥희 기자 ahnoh05@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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