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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곧 만나요. 거기서 또 연극해요"…故 이순재 빈소 조문 행렬 [종합]

입력 2025-11-26 00:13   수정 2025-11-26 00:14


25일 새벽 향년 91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난 故 이순재의 빈소가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에 차려진 가운데 이날 오후 2시부터 시작된 조문 행렬에 연예계 동료뿐 아니라 각계각층 인사들이 발걸음이 끊이지 않았다.

이날 연합뉴스는 '국민 배우'라는 타이틀에 걸맞게 이날 고인과 함께 작품을 함께한 동료들이 빈소를 찾아 애도했다고 전했다.

배우 백일섭은 "우리끼리 '95살까지만 연기합시다. 그때까지 나도 같이 살 테니까'라고 했었는데 꿈에도 생각 못했다"면서 마음이 안 좋다"고 말했다.

장용은 "형님과는 TBC에서부터 55년간 드라마를 같이 하면서 때로는 아버지처럼, 때로는 형님처럼 늘 가까이 지냈던 분"이라고 회상했다.

이어 "무대에서 쓰러지는 게 행복하다고 늘 말씀하셨다. 아주 귀감이 되고 어떤 때는 멘토이자 로망이셨다. 대단하신 어른이자 선배님이다. 애통한 마음이다"라고 덧붙였다.

손숙은 "옛날부터 친했던 분이고, (고인이) 말년에 연극을 많이 하셨을 때는 제가 십여년 가까이 부부로 많이 나왔다. 순재 오라버니, 곧 만나요. 거기 가서 또 연극해요"라고 고인을 기렸다.

최수종은 "살아있는 역사이고 참 증인이시기 때문에 저와 모두 같은 마음일 것"이라면서 "무슨 말이 더 필요하겠느냐"고 참담해 했다. 그는 지난해 고인이 KBS 연기대상을 받을 당시 함께 무대에 섰었다.

원로배우 김성환은 빈소가 채 준비되기도 전에 고인을 찾았다.

그는 "탤런트뿐만 아니라 연예계에서 제일 큰 어른이시고 그래서 더욱 가슴이 아프고 슬프다"면서 "생전 저를 보면 '김성환을 내가 뽑았다'라는 말씀을 자주 하셨다"고 회상했다.

이어 "우리에게 정말 큰 별이셨다. 이제는 촬영하시면서 밤도 안 새우시고, 아주 편안한 데서 정말 잘 계셨으면 좋겠다"고 추모했다.

지난해 12월 개봉한 영화 '대가족'에 이순재와 함께 출연한 배우 이승기도 빈소를 찾아 고인과의 추억을 떠올렸다.

이승기는 "'배우는 대사를 잃어버리면 안 된다'는 철학을 가지고 계셔서 기억력을 복구하시려고 미국 대통령의 이름도 외워서 말씀하시곤 하셨다. 선생님이 걸어온 역사를 많은 분이 기억해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또 "이순재 선생님이 결혼식 주례도 봐주셨고, 마지막까지 열심히 연기하셨던 선생님의 모습이 생각나 굉장히 마음이 아프다"고 덧붙였다.

고인과 드라마 '야인시대', '장희빈' 등을 함께 한 김학철은 "늘 격려해주시고 버팀목이 돼 주셨던 이순재 선생님 편히 쉬세요. 언젠가 하늘나라에서 뵈면 멋진 연극 같이 해봅시다"라며 울먹였다.

고인과 인연은 없지만, 조문 첫날 일찍 빈소를 찾은 배우도 있었다. 배우 최현욱은 "새벽에 별세 소식을 전해 듣고 마음이 너무 안 좋았다"면서 "한 번도 뵙지 못해서 이순재 선생님을 그냥 한번 뵙고 싶었다"고 말했다.

'꽃보다 할배'를 같이한 배우 박근형·이서진과 나영석 PD, 시트콤 '지붕 뚫고 하이킥'을 함께한 정보석·최다니엘·서신애·진지희도 빈소를 찾았다.

이밖에 유동근, 김영철, 최지우, 정준호, 유준상, 소유진, 김광규 등 많은 후배 배우도 직접 빈소를 찾아와 고인을 추모했다.

배우 선후배 외에도 다양한 분야의 연예계 인사들이 빈소를 찾았다. 이순재 성대모사로 유명했던 코미디언 최병서도 고인의 마지막 길을 함께 했다.

그는 "제가 성대모사를 할 때마다 너무 좋아하셨던 선생님의 모습이 떠오른다"면서 "분야를 떠나서 연예계 큰 스승이 돌아가신 것 같다. 큰 별이 져 문화예술계에 타격이 클 것 같다"고 애통해했다.

김학래는 "전유성 선배님을 하늘나라로 보낸 지 얼마 안 됐는데, 두 거장이 이렇게 한꺼번에 우리 곁을 떠나시니 집에 어르신이 돌아가셨을 때 한구석이 휑한 것과 똑같다"고 말했다.

이어 "대중문화 예술인의 위상을 굉장히 높이신 분이다. 모든 걸 내려놓고 편히 쉬십시오"라고 애도했다.

가수 이용은 "분야는 다르지만 제가 가고 싶은 길이 이분의 길이었다"면서 "'엄마의 일기'라는 드라마에서 저의 아버지셨다. 드라마 할 때 대사를 잊으니 선생님이 '진짜 아버지라고 생각하고 편하게 하라'고 하셨다"고 고인을 추억했다.

그러면서 "아들 왔습니다"라고 말하며 끝내 눈물을 보였다.

박경림은 "늘 저희에게 문화예술인은 이런 모습이어야 된다는 걸 말씀으로 하지 않고 행동으로 보여주셨다"며 고인에 대한 존경심을 표현했다.

빈소에는 정관계 인사들의 발길도 이어졌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가장 먼저 빈소를 찾았다.

오 시장은 "온 국민이 저와 함께 이 진정한 연기인, 진정한 국민 배우를 보내드리는 길에 함께 명복을 빌어주셨으면 좋겠다"고 추모했다.

박술녀 박술녀한복 원장은 고인의 수의를 준비 중이라고 전했다.

박 원장은 "5~6년 전에 선생님께서 제 한복을 입으셨던 적이 있다. 유족들이 그 일을 기억해 오늘 (수의 관련) 논의를 하게 됐고, 내일 (입관식 때) 입혀서 보내드릴 것 같다"고 말했다.

이재오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이사장은 "고인이 국회의원을 지내던 시절 연을 맺었다"면서 "정치를 하시면서도 여야 할 것 없이 의원들을 자주 만나고 중간에 서서 (여야와) 부드럽게 지냈다"고 고인을 떠올렸다.

한편, 정부는 이날 고인에게 금관문화훈장(1등급)을 추서했다. 최휘영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직접 빈소를 찾아 유족에게 훈장을 전달했다.

한국방송대중예술인단체연합회는 KBS 본관과 별관에는 고인을 추모하는 공간을 마련해 오는 30일까지 누구나 조문할 수 있도록 했고, 27일 발인식에 맞춰 KBS 별관에서 별도의 영결식을 치르는 방안도 유족과 논의 중이다.

발인은 오는 27일 오전 6시 20분, 장지는 이천 에던낙원이다.

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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